'랩 투자' 상장사 임원, 공시 위반 속출

본인 모른 채 자사주 매입…금감원 "경고·검찰통보 가능"
금융감독원은 상장회사 임원들이 자문형 랩(랩어카운트)을 통해 자사주에 투자하는 것은 증권거래법 상 공시 의무사항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공시의무인 줄 모르는 상장사 임원들이 많고,삼성전자의 경우엔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해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 관련기사 보기금감원은 일부 상장회사 임원들이 자문형 랩을 펀드로 오인해 지분공시 의무를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자문형 랩은 투자자문사가 투자자로부터 자산운용을 위임받아 계좌별로 관리 · 운용하는 투자일임 상품으로,법적 책임이 투자자에게 있는 직접투자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상장회사 임원 및 주요주주가 자문형 랩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자본시장법 상 '특정 증권 등의 소유 및 변동상황 보고의무'가 발생한다. 또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합쳐서 5% 이상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1% 이상 보유 물량에 변동이 생기는 경우에는 대량 보유상황 보고의무도 생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회사 임원과 주요주주는 자문형 랩의 운용과 관련해 증권사 등에 자사주 편입을 제한해줄 것을 요구하거나,이미 자사주가 편입된 경우 그 내용을 즉시 본인에게 통보해 주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발된 임원이 속한 회사에 대해서는 주의나 경고 또는 검찰통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문사들이 집중적으로 추천해 '자문사 7공주'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던 기아차 삼성전기 LG화학 등에 근무하는 임원들의 경우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자문사들이 중소형주 추천비중도 늘리는 추세여서 상장사 임원이면 자신이 가입한 자문형 랩의 투자종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