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채권발행 한도 상향에 '눈총'

LG디스플레이가 정기주주총회에 채권 발행한도를 높이는 안건을 내놓으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주총안건으로 정관 변경의 건을 내놓은 상태다. 기존 정관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한도는 각각 1조원이었다. 하지만 이를 CB와 BW를 합산해 2조5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으로 변경했다.다시 말해 채권 발행한도를 5000억원 상향조정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위한 포석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안건과 관련해 정정 공시까지 내보내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같은 대형사가 자금이 필요하면 증자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하지만 정관을 개정하면서까지 채권 한도를 높이는 것은 조만간 발행예정이 있다는 의미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를 반영하듯 자산운용사 한 곳은 LG디스플레이의 정관 변경건에 '반대' 표를 던졌다. 하이자산운용은 '하이루키30증권투자회사[채권혼합]'에서 해당 안건에만 반대 이름을 올렸다. 행사주식수는 64만6196주(지분율 0.1806%)로 적지만 나름의 소신 결정을 한 셈이다.하이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CB와 BW를 합산만 안건으로 올린 것도 아니고, 한도까지 조정한 점은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라며 "투자자보호 자원에서 오해를 불어일으킬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의 의구심에 대해 LG디스플레이측은 펄쩍 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의 자금조달의 유연성 확보차원에서 발행한도를 확대한 것"이라며 "기존에 CB에 대한 상환을 마쳤음에도 한도는 그대로다 보니 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BW는 발행한 적이 없고, CB를 발행해왔는데 기존 한도(1조원)에 거의 임박했다는 것. 비록 상환은 완료했지만, 발행한도는 정관상에 유지되다보니 한계에 달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발행한도를 BW와 합산하고 약간의 상향 안건도 상정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민천홍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안건 변경은 한도소진이 임박해오기 때문에 이를 여유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신규사업의 방향이 잡힌 상태이기 때문에 자금확보에 나설 시기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경기 파주공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