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모바일결제社 '서바이벌 전쟁'

원조 업체 다날·모빌리언스, 해외진출·가맹점 확대 나서
소액결제 시장 2조로 급팽창…은행ㆍ이통사도 잇단 진출
"이제 더 이상 '벨소리' 결제 업체가 아니다. "(모빌리언스) "우리는 해외 시장에 승부를 건다. "(다날)

모바일 결제 시장의 양대 강자인 모빌리언스와 다날이 격렬한 '서바이벌 전쟁'을 벌이고 있다. '블로오션'이던 소액 결제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모빌리언스는 올해 실물제품 결제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사는 5~6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학생을 대상으로 벨소리나 MP3파일 등 디지털 콘텐츠를 결제하던 회사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는 전자제품이나 도서 등 실물제품 영역까지 확대하면서 각종 전자상거래 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결제 시장에 금융사,이동통신사 등이 진입하면서 입지가 좁아지자 오히려 상대방의 영역으로 뛰어들어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2007년 G마켓,옥션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인 데 이어 전문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업체 등으로 결제 분야를 넓혔다. 실물거래 비중은 2007년 23%,2008년 34%,2009년 40%,지난해 46%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가맹점 수도 2009년 대비 60% 이상 늘었다. 모빌리언스 관계자는 "올해도 가맹점 수와 결제 품목을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날은 위기의 해법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선포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2위인 AT&T와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점유율 3위 업체인 스프린트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회사가 앞다퉈 변신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휴대폰 시장이 급팽창하는데도 불구하고 신흥 경쟁자들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결제 금액은 2조2674억원으로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시장 규모는 2000년 22억원에서 10년 만에 1000배로 커졌다. 초기에는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10~20대들이 주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휴대폰 결제가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사와 은행,이동통신사들이 인터넷 아이디 합산 결제,충전식 모바일 서비스 등 새로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6~7년 전만 해도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결제하려면 휴대폰,유선전화,신용카드,계좌이체 등 4가지였지만 지금은 결제수단이 30여 가지에 이른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이 늘어나면서 수수료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은행에서 충전,환급,결제가 모두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으며 수수료를 낮췄고 이동통신사도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며 "휴대폰 결제 업체들도 덩달아 10%대인 수수료율을 7~8%대까지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