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약훈풍…중견건설사 올 분양 56% 늘려
입력
수정
7만1500채…수도권은 줄어
지방 광역시 공급 4년 만에 증가
주로 수도권에서 주택사업을 벌여왔던 중견 건설사 미라보건설의 우제택 사장은 요즘 수시로 전북 전주시를 찾는다. 현지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서둘러 주택을 지을 만한 땅을 찾기 위해서다. 우 사장은 "2년 전에 분양 전환했던 삼천동의 한 임대아파트는 그동안 가격이 2배가 뛰었는데도 매물이 없어 난리더라"며 "이런 상황이면 전주에서 분양해도 100% 성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대전 등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견 건설사들도 지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광역시나 지방 대도시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으로 사업 계획을 짜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4일 중견 건설사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289개 회원업체들의 올해 주택공급계획 물량은 총 14만2240채로 이 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이 절반 정도인 7만1552채에 이른다. 이 중 수요층이 탄탄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광역시 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채(56%) 늘어난 2만7914채에 이른다. 지방 광역시 공급 계획이 증가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수도권 물량은 크게 줄었다. 인천이 지난해 8966채였으나 올해는 2731채로,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8만8424채에서 5만7997채로 35%가량 급감했다. '탈(脫) 수도권,지방 러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분양시장의 핵으로 부상한 부산에서는 동일이 정관신도시에서 1650채,신세기건설이 구포동에서 1026채의 아파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주에선 첨단과학산업단지에서 디엠산업개발이 1260채를,대전에서는 흥덕산업이 용산동에서 2300채의 아파트 단지 건설을 각각 구상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는 평택을 중심으로 한 물량이 많은 편이다. 미라보건설이 현덕면에서 1803채를 공급하고,피데스개발이 용이동에서 660채 규모의 주택사업을 검토 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평택에 삼성전자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분양수요가 풍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공급 물량 가운데 전용면적 60~85㎡의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8만1358채로 전체 물량의 57%에 이른다. 60㎡ 미만의 초소형 아파트도 2만3106채로 16%를 차지한다.
이호상 주택건설협회 기획부장은 "회원사들이 대부분 분양성적이 양호한 지역이나 틈새상품 쪽으로 주택사업의 전략을 새로 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