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피트니스] 가족에 대한 책임 스트레스…30대男 '게임중독' 더 무섭다

"나 기다리지마,동네 PC방에 갈거야.집에서라도 편해야 하는데,직장에서는 위에서 밟히고 아래서 치이고 스트레스 받아서 완전히 미치겠다. " 퇴근한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점퍼를 걸치고 현관문을 열고 뛰쳐나간다. PC방으로 향하는 내내 짜증이 올라온다. 이럴 때 돈이라도 있으면 술이라도 퍼먹고 밤새도록 스트레스라도 풀겠는데 월급을 아내에게 고스란히 갖다바치니 다른 방도가 없다. 그나마 제일 돈이 안 드는 게 PC방이다. 최근 일어난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은 남편인 의사 백모씨(31)가 부부싸움한 끝에 부인 박모씨(29)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남편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게 오직 게임뿐이라면서 '나 좀 가만히 놔두라'고 한다. 결혼으로 생긴 '가족' 에 대한 부담감으로 게임이 아니면 동창회 골프 낚시 캠핑 등산 등을 핑계대며 밖으로 나돌려고 한다. 육아에 지친 부인을 모른 체하고 게임에만 열중하니 부부간에 대화가 될 리 없다. 아내는 '꼭지'가 돌아버리고 결국 '부부싸움'이 시작된다. 30대 성인 남성은 청소년보다도 게임중독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고 한다. 청소년에 비해 통제 자체가 어렵고 상담을 의뢰해 오는 경우도 드물다. 스스로 게임중독이라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집 또한 세서 "내가 스트레스 받아서 잠시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지,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그만 둘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뇌 영상진단의학에서는 게임중독은 마약중독과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마약은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도파민을 과다분비시켜 충동을 자제하는 뇌내 전두엽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중독성을 갖게 하는데 게임도 마찬가지다.

남편이 가정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면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보자.남편과 아내 모두 일에서 벗어난 공동의 취미를 가져보자.아이가 어리다면 과감히 어른들께 맡기고 일주일에 한번은 '둘만의 시간'을 갖길 권한다.

특별한 취미가 아니라도 좋다. 함께 동네 한바퀴를 도는 것부터 시작해서 운동,춤 등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면 남편은 아내를 '놀이문화를 함께 즐기는 친구'로 볼 것이다. 아내 역시 남편이 왜 게임에 빠져드는지 관심을 갖고 같이 놀아볼 것을 권한다. 해보지 않으면 게임하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아내는 남자의 특성상 때로는 혼자 있도록 내버려둬 남편의 신뢰를 얻어 보자.그래도 개선되는 게 없으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유은정 < 좋은클리닉 원장(서울 반포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