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 3파전…포스코·롯데·CJ '격돌'

인수의향서 마감…삼성·신세계 불참
포스코 롯데 CJ가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들은 자금력을 갖춘데다 인수 의지도 강해 상당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4일 대한통운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 인수 · 합병(M&A)실과 노무라증권,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난달 투자안내서(티저레터 · teaser letter)를 보낸 10개 기업 중 포스코 롯데 CJ가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전 참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삼성과 신세계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대한통운 공개 매각이 시작되기 수개월 전부터 사전 검토 작업을 진행해왔으며,최근 우리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및 물류비 절감 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을 놓고 포스코와 인수경쟁을 벌였던 롯데도 하나대투증권 등의 자문을 받아 인수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CJ는 최근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해 7000억원가량을 조달,인수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주관사 측은 내주 말께 투자제안서(IM)를 발송하고 이달 말에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쇼트리스트(우선협상후보군)를 선정한 후 3~4주 동안 실사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들을 모두 진정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며 "인수가격을 적어내는 예비입찰이 진행되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선 인수 가격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한통운 매각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매각 기준이 간단하다"며 "인수 시너지도 감안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수 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주관사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 18.98%와 18.62% 등 총 37.6%를 팔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1조원 중반대 안팎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지분 37.6%의 시가는 현재 약 9500억원.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50%를 얹으면 인수가격은 1조2400억~1조4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리비아 사태가 대한통운 인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현지 대수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이 공사를 맡고 있는 대한통운의 '몸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장창민/이호기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