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곤 재홍콩 대한체육회장 "교민들이 사고 나면 제게 먼저 연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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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군성인' 선정"무술영화의 본고장인 홍콩에서 태권도를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배우는 무술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북대사대부고에서 '자랑스런 군성인'으로 선정돼 최근 한국을 방문한 문명곤 재홍콩 대한체육회장(55 · 사진)은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23년간 노력해왔다. 문 회장은 경북대사대부고에 입학한 뒤 이소룡 영화에 심취,태권도 3단 자격증을 획득했다. 체육인이 되기 위해 경북대 사범대 체육과에 진학한 이후 우슈 유도 검도 등 각종 무술을 섭렵했다. 간부후보생으로 해병대에 입대,중대장과 태권도 교관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체육교사로 문경에서 4년간 교단에 섰다.
문 회장은 평소 꿈꿔왔던 영화 출연을 위해 1987년 홍콩 땅을 밟았다. 조연이었지만 영화 촬영을 통해 태권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홍콩에 도장을 열었다. 그는 "낮에는 길거리에서 도장을 알리고 밤에는 수련했다"며 "수련생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이들로부터 광둥어를 배웠다"고 회고했다.
해병대 교관 출신 사범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홍콩 군대에서 태권도 교육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무술실력과 교습법을 최대한 발휘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경찰 태권도 교육까지 맡게 됐다. 군경 태권도 교관생활이 인연이 돼 1991년 세계 군인태권도 대회에 홍콩팀 코치 겸 심판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홍콩에 있는 국제학교 10곳에서 1000여명에게 태권도를 과외과목으로 직접 가르치고 있다"며 "홍콩의 태권도 인구도 3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태권도연맹에서 2008년 공인 8단과 1급 사범 자격을 받았으며 지난해 S급의 심판 자격도 획득했다.
문 회장은 "홍콩 경찰에 태권도를 가르친 적이 있고 배출된 제자도 많다 보니 교민들이 안전사고가 생기면 영사관보다 먼저 제게 연락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평판을 기반으로 그는 3년 전 재홍콩 대한체육회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 2월에는 단독 후보로 재출마,무투표로 재선출됐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