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 탄 엔터테인먼트, 이번엔 레벨 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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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올들어 33% 급등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한류 열풍이 엔터테인먼트주 재평가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그동안 엔터주는 소속 연예인의 유명세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이른바 '잡주(雜株)'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신한류 열풍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인식이 다소 바뀌는 분위기다.
투자자 인식 변화…실적이 관건
에스엠 등 일부 종목은 해외 로열티 급증에 따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이번에는 믿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엔터주 전반으로 훈풍이 확산될지는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많다. ◆증시에 부는 에스엠 바람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이 에스엠이다. 올 들어 주가가 33.13% 오르며 지난 3일엔 장중 사상 최고가(2만3250원)를 찍기도 했다. 에스엠 강세 배경은 신한류 열풍에 힘입은 실적 개선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스엠의 작년 매출이 845억원,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6.73%와 201.97%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매출은 995억원,영업이익은 400억원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기관들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작년 10월 국민연금(4.27%)에 이어 지난달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 에스엠 지분 5.48%를 신규 취득했다. 국민연금 알리안츠 등 '큰손'들이 엔터주에 투자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소속 가수의 브랜드 가치에다 강력한 기획력이 더해져 수익구조가 안정되고 있다"며 "동방신기에 편중됐던 해외 매출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으로 다변화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공' 따라 희비 엇갈릴 듯
문제는 에스엠과 같은 엔터주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느냐다. 회사별로 '전공'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류 열풍의 주역이 아이돌이란 점에서 음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업체가 배우 매니지먼트사나 드라마 제작사보다 수익성이 나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인기 가수 아이유가 소속된 SK텔레콤 계열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이런 사례에 속한다. 국내 1위 음악포털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은 안정적 음원 매출에다 아이유 열풍이 더해져 작년 매출(1398억원)과 영업이익(163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36.98%와 158.73% 늘었다.
'욘사마' 배용준이 대주주인 배우 매니지먼트사 키이스트가 아이돌그룹 출신 김현중을 영입하고 JYP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아이돌 멤버들이 다수 출연한 KBS 드라마 '드림하이'를 제작한 것도 이런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적자를 냈거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초록뱀 팬엔터테인먼트 등 드라마 제작사들은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의 적자 구조를 심화시키는 제작 환경이 개선될 조짐이 없다"며 "하반기 출범할 종합편성채널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제작단가 후려치기에 나서면 수익성이 오히려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