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까' 로열티 年 300억원…"中 매장 400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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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 사업 대박 터트린 김부경 부즈 사장
캐릭터 상품 3000여종 제작…유럽·남미 등 150개국 수출
디즈니서 방송 애니 제작 제안
"워너브러더스나 디즈니도 '뿌까'에 대해서는 '갑'이 아니라 '을'입니다. 그게 캐릭터 산업의 세계죠.캐릭터는 자원없는 우리가 육성해야할 미래산업입니다. 이 산업이 성장하려면 타 분야와 융합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다른 산업도 캐릭터의 가치를 인정하고 다양한 상품과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야 하고요. "
올 들어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 캐릭터 '뿌까'의 제작자 김부경 부즈 사장(39)의 말이다. 그는 '뿌까'의 유통 및 마케팅 대행사인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를 통해 의류와 가방 등 3000여개의 상품을 15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뿌까'의 상품화 사업 로열티는 전년보다 11% 증가한 300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은 50% 정도예요. 지역별 매출 비율은 유럽과 남미가 40%씩이고 중국 등 아시아가 20%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
'뿌까'는 베네통,텍스코튼,맥도날드 등 대륙별 메이저 브랜드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브라질에서는 선두 캐릭터였던 일본의 '헬로키티'를 눌렀고 중국에서는 단독 매장을 280개로 늘렸다. 캐릭터 시장에서는 금기시됐던 빨강과 검정색으로 강한 아시아 여성상을 과시하며 서양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게 성공 비결이다. 대다수 중국인들은 자국 캐릭터로 알고 있다.
"연말까지 중국 매장을 400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국내에서도 캐릭터 사업을 본격화할 겁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엑스알 더페이스샵 바른손 등을 파트너로 의류 화장품 문구들을 내놨는데 올해에는 더 많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품목도 수천가지로 늘릴 거예요. 카페 리조트 뮤지컬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5년 내 성공모델을 완전히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대선배 격인 디즈니를 벤치마킹해 부즈랜드를 건설하는 게 꿈이죠."그는 해외보다 늦게 국내에서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과 관련,"국내 사업자들은 아직 캐릭터 사업에 대한 개념이 취약하고 어떻게 돈을 벌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캐릭터를 단편적으로만 보고 브랜드로 생각하지 않아요. 로열티를 매매한다는 개념도 희박하고요. 파트너 격인 제조업의 기반이 취약하니까 상품 질도 낮습니다. 헐값에 사려고만 하니까 브랜드를 고급화하기도 어렵죠.콘텐츠를 개발해도 제품력이 약합니다. 한마디로 타 분야와 융합하는 능력이 부족한 거죠.제가 2000년대 초 '뿌까'를 국내에서 론칭했다가 접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가 기술을 사지 않지요. 기술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에 접목해야 합니다. "
그는 외국 진출이 더 쉬웠다고 얘기한다. 박람회에서 '뿌까'를 보여주는 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해외 바이어들이 보고 "괜찮네"로 시작해 상품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뿌까' 스스로 영업과 마케팅을 전개한 셈이다. "'뿌까'를 주제로 애니메이션도 추가로 만들 겁니다. 방송용 애니메이션 시즌3와 극장용 장편을 준비 중인데 국내 투자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시즌1은 7분짜리 78부작,시즌2는 50부작이었고 디즈니가 100% 투자해 전 세계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했습니다. 총 수익은 150억원 정도였고 이 중 3분의 1을 판권료로 받았습니다. "
방송용 애니메이션 제작은 디즈니 쪽에서 먼저 제안해 왔다고 한다. 디즈니가 투자한 '뿌까' 애니메이션에는 미국식 유머가 강화됐다. 국내 업체의 투자를 받는다면 한국 정서를 실어 세계 시장에 배급하겠다는 것이다.
"2013년 봄 개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장편 애니메이션은 제대로 수익을 낼 겁니다. 영어로 제작해 할리우드 메이저를 통해 세계 시장에 배급할 계획이지요. 한국과 미국의 합작 프로젝트인 만큼 승산이 있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