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소년 절도범, 그가 여자로 살아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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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당신이 놀라운 이야기'가 생존을 위해 여장을 선택한 소년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3일, 절도행각을 벌이던 18세 소년이 검거됐다. 흔한 절도 사건이었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아이의 외모였다. 긴 머리와 짙은 화장은 물론, 짧은 치마에 볼륨감 있는 몸매까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여자로 보인다.
미성년자라기엔 18세 소년 임명호(가명)군 은 사기, 알선, 주거침입, 강도, 절도까지 화려한 전과를 갖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임군은 사기죄로 구속된 작년 5월에는 여장을 한 채로 조사받으며 여자친구의 이름과 주민번호로 생활했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결국 임군은 구치소의 소녀 수용동에서 여자 아이들과 23일 동안이나 생활했다.
성인 남자들에게 접근해 지갑을 훔치기 위해 처음 여장을 한 것으로 드러난 임군은 소년원 생활이 끝난 후에도 여장을 계속했다.
임군은 "가출해서 밤에 잘 데 없는데 여자라고 하면 그럼 쉽게 재워준다"고 설명했다.제작진은 "어린 나이에 비해 영악한 수법과 다양한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는 임군은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었다"면서 "실제로 만난 아이의 모습은 의외였다. 거리에서 낯선 이들의 돈을 뺏으며 거칠게 살았고, 유치장에서도 기 한 번 죽지 않았지만 가족 이야기를 꺼내면 눈물부터 터졌다"고 전했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임군이 5살 때 집을 나간 엄마와 집에 있는 시간보다 교도소에 있는 시간이 더 긴 아버지, 수입이 거의 없는 할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는 소년가장이었던 임군의 지난 16년은 언제나 끔찍하기만 했다.
그런데 여장을 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진 것이다. 임군은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힘들게 한 달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여장을 하면 며칠 안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서 "키 작고 깡마른 소년이 아닌, 예쁘장한 여자 아이로 살아가는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임군이 여장을 하는 진짜 이유와 짙은 화장 속에 감추고 있는 소년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고 전했다.
11일 밤 8시 50분 방송.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
지난 3일, 절도행각을 벌이던 18세 소년이 검거됐다. 흔한 절도 사건이었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아이의 외모였다. 긴 머리와 짙은 화장은 물론, 짧은 치마에 볼륨감 있는 몸매까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여자로 보인다.
미성년자라기엔 18세 소년 임명호(가명)군 은 사기, 알선, 주거침입, 강도, 절도까지 화려한 전과를 갖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임군은 사기죄로 구속된 작년 5월에는 여장을 한 채로 조사받으며 여자친구의 이름과 주민번호로 생활했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결국 임군은 구치소의 소녀 수용동에서 여자 아이들과 23일 동안이나 생활했다.
성인 남자들에게 접근해 지갑을 훔치기 위해 처음 여장을 한 것으로 드러난 임군은 소년원 생활이 끝난 후에도 여장을 계속했다.
임군은 "가출해서 밤에 잘 데 없는데 여자라고 하면 그럼 쉽게 재워준다"고 설명했다.제작진은 "어린 나이에 비해 영악한 수법과 다양한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는 임군은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었다"면서 "실제로 만난 아이의 모습은 의외였다. 거리에서 낯선 이들의 돈을 뺏으며 거칠게 살았고, 유치장에서도 기 한 번 죽지 않았지만 가족 이야기를 꺼내면 눈물부터 터졌다"고 전했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임군이 5살 때 집을 나간 엄마와 집에 있는 시간보다 교도소에 있는 시간이 더 긴 아버지, 수입이 거의 없는 할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는 소년가장이었던 임군의 지난 16년은 언제나 끔찍하기만 했다.
그런데 여장을 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진 것이다. 임군은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힘들게 한 달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여장을 하면 며칠 안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서 "키 작고 깡마른 소년이 아닌, 예쁘장한 여자 아이로 살아가는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임군이 여장을 하는 진짜 이유와 짙은 화장 속에 감추고 있는 소년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고 전했다.
11일 밤 8시 50분 방송.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