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25~35% 올라도 철강값 '반강제' 동결…"한계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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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부글부글'"원료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에 따라 작년 4분기 이후 철강재 기준가격을 동결했습니다.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졌고 주가까지 크게 떨어진 상태죠.이젠 정말 한계에 부딪친 상황입니다. " 익명을 요구한 대형 철강업체 임원의 하소연이다.
올 들어 철광석과 유연탄 등 철강원료 현물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올 2분기 공급 기준가격도 25~35%가량 오를 전망이다.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들은 호주 광산업체인 BHP빌리턴 등과 올 2분기에 공급받는 강점탄 기준가격을 1분기보다 35%가량 오른 t당 290~300달러 선에 잠정 합의했다. 1분기에 t당 136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2분기에 25% 인상된 170달러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들여오는 2분기 철광석 유연탄 가격도 같은 비율만큼 오를 예정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일본 철강사들과 비슷한 가격대에서 협상을 타결해 왔다.
원료값 급등에 따라 일본과 중국 철강업체들은 발 빠르게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신일본제철과 JFE스틸은 열연강판 가격을 t당 1000달러로,후판은 1050달러로 각각 20%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바오스틸 등 중국 주요 철강업체들은 이미 올초부터 주요 철강재 가격을 t당 800위안(약 14만원) 이상 올렸다. 추가 인상도 검토 중이다.
반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정부 눈치만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원료값이 25~35%가량 오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이 쇳물을 만들 때 들어가는 원가는 t당 110달러 정도 상승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철강업계는 아직 철강재 공급 기준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포스코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의 공급 가격이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가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현재 기준가격이 t당 90만원인 열연강판 등의 주요 철강재 가격을 15만~20만원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