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쓰나미 2004년 '印尼 대참사' 수준…발빠른 경보로 사망자 줄여

日 140년 만의 대지진
이번 일본 도호쿠(東北)일대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8.8 지진의 파괴력은 최근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규모 6.3)의 5600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히터 규모가 2.0 차이를 보이면 5600배의 에너지가 방출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이번 강진으로 인한 쓰나미는 역사상 최악의 쓰나미 피해로 불리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에 비교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진에 따른 높은 파도가 인구 밀집 지역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데서 공통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진은 일본에서 140년만의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공통점,인구밀집 지역에 직격탄2004년 인도네시아 대쓰나미와 이번 일본 쓰나미는 기록적인 강진의 진앙지가 인구밀집 지역과 가깝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는 진도 9.3의 강진이 강타했고,이번 일본 쓰나미에서도 진도 8.8의 대형지진이 대규모 쓰나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앞서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 때는 최종적으로 54만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 같은 인명피해는 8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는 1556년 중국 창안대지진 이후 역대 자연재해 2위로 기록됐다.

인도네시아 대쓰나미의 경우 수마트라섬의 서북단에 있는 반다아체에서 40㎞ 떨어진 해역에서 진도 9.3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인근 해변이 초토화됐다. 미처 쓰나미 경보도 내지 못한 채 최대 30m 높이의 쓰나미가 덮치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이다. 당시 반다아체는 진앙지인 안다만해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었던 데다 안다만해로 돌출된 지형적 특성 탓에 피해가 컸다. 특히 지진 관측 역사상 다섯 번째로 강한 지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데다,낙후된 재난 대처 인프라 탓에 피해가 컸다.

이번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쓰나미도 인도네시아 대쓰나미 때에 필적하는 강진이란 평가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도호쿠 지방 부근 해저에서 진도 8.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진앙은 센다이 동쪽 130㎞,후쿠시마 동북동쪽 178㎞ 지점의 지하 24.4㎞로 일본 동북부 해안가 주요 도시들과 그리 멀지 않다. 이에 따라 미야기(宮城)현 북부에서 최고 진도 7의 강진이 관측될 정도로 인구밀집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야기현에선 높이 10m 이상의 쓰나미가 덮쳤고,이와테현과 후쿠시마현에선 6m,이바라키현에선 4m,아오모리현과 지바현 등에선 3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충실한 지진대비가 대참사 막았다

인도네시아 대쓰나미 때와 유사점이 많지만 일본의 경우 철저한 지진 대비로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진 발생 직후 대규모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조직적으로 위험지역에서 인구 소개 작업이 진행됐다.

지진 발생 직후인 오후 3시께 미야기현 연안에 "최고 높이 6m의 쓰나미가 밀려 올 수 있다"는 대형 쓰나미 경보가 재빨리 발령됐고,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후쿠시마현과 이와테현 연안에서도 각각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나왔다. 주요 도시 대형 건물들도 강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를 철저히 했던 덕분에 건물붕괴 등으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