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진…쓰나미 강타] 해변 주택ㆍ자동차 모두 쓸려가…산업시설 정전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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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피해 예고
대형 선박도 휩쓸려 해안 전주민 대피
도쿄 곳곳 건물 화재
러시아ㆍ대만ㆍ괌ㆍ하와이도 쓰나미 주의보 발령
11일 오후 일본 동북지역 해안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는 사실상 해변을 끼고 있는 일본 전역을 덮쳤다. 진앙지에서 수백㎞ 떨어진 수도 도쿄에서도 건물이 흔들렸으며 수많은 사무실 근무자들이 거리로 밀려나오며 피난처를 찾기도 했다. 정전과 산업시설 피해는 규모를 잡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건물에 갇힌 사람들도 적지 않아 인적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이 우수하기로 유명한 일본철도(JR)도 중단됐다.
◆…영화 해운대를 연상케 하는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NHK가 가마이시시에 설치한 옥외 카메라의 영상은 가마이시 해안에서 수십대의 자동차는 물론 중형 선박까지 둥둥 떠 다녔으며 건물들도 바닷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모습을 전했다. 미야기현의 게센누마항에는 큰 배 한 척이 쓸려 내려오는 모습이 TV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도쿄 곳곳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지진 발생 직후에 도쿄소방청에 접수된 화재신고만 해도 스미다구,오타구,토시마구,아라카와구,아다치구 등 8건에 달했다. 시내에서는 건물이 무너져 내려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치요다구의 한 식당이 무너져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아라카와구의 아파트와 스미다구의 맨션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센다이시에서도 시내에서 화재가 5건,구조 요청이 2건,구급 요청이 8건,가스 누출 및 기름 누설이 각 1 건 씩 소방국에 보고됐지만 사상자에 대한 정보는 아직 파악되고 있지 않다.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한 대피령도 잇따라 내려지고 있다. 기상청은 쓰나미 발생 초기부터 해안과 하천 부근에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은 높은 지대로 피난할 것을 촉구했다. 아오모리 각지에서도 피난 지시 또는 권고지시가 내려졌다. 아오모리현의 로카쇼 촌은 이날 오후 3시10분 태평양 연안의 모든 지역에 대피 지시를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하와이의 태평양쓰나미경고센터는 이날 일본을 비롯해 러시아,북마리아나스제도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대만,괌,필리핀,하와이 등에는 쓰나미주의보가 내려졌다. ◆…전력피해도 발생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와 후쿠시마 제 2 원자력 발전소에서 운전 중이던 일부 발전소가 자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제 1 원전은 6 개의 원자력 발전소 중 1 호기부터 3 호기까지 운전 중이던 3 개 모두 자동으로 중지했다. 후쿠시마 제 2원전도 1 호기부터 4 호기까지 자동 정지됐다. 미야기현 구리하라시에서는 규모 7.0의 지진으로 센다이 시내가 정전됐다. 모리오카 시내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신호 등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정전은 쓰나미의 영향권에 든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났고 화재도 많이 일어났다. 도쿄 전력에 의하면 오후 3시30분 현재 전력을 공급하고있는 지역에서 405만가구가 정전이다.
◆…일본 공영 NHK 방송이 도쿄 23개구의 구청에 전화로 취재한 결과 11일 오후 현재 아라카와 구의 한 신사의 경내에서 쓰러진 기둥에 깔려 1명이 부상했고,이타바시 구의 건물 2개 동에 화재가 확인됐다. 또한 판교 구내에서 몇 개의 주택의 담장이 무너지고 있으며,일부 초등학교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 에도가와 구 도로가 물에 잠겼으며,아다치 구에서는 청사의 벽에 금이 가 있다. 이 밖에 강동 구에서는 건물 외벽이 떨어졌다는 정보가 들어와 있다.
◆…와카야마현 타나베시에는 주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후쿠시마현 미나미 소마 시청에서는 지진으로 파일이 선반에서 떨어졌다. 도로에서는 맨홀에서 물이 뿜어져나오고 있고 잔해가 무너진 곳도 있다. 린다 시에그 일본 주재 로이터특파원은 "내가 일본에서 20년간 거주한 이래 최악의 쓰나미 피해인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이유정/장성호/김혜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