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하와이에 쓰나미 상륙…환태평양 지진대 대재앙 오나

태평양 전역으로 경보 확대
일본 해안지역을 덮친 쓰나미의 충격파가 대만 호주 인도네시아 등 태평양 전체 연안국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쓰나미 경보센터는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 지진이 발생한 이후 곧바로 호주와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하와이 남미 등 사실상 태평양 전역에 쓰나미 경보를 확대 발령했다. 하와이에는 이날 밤 늦게 1m 높이의 파도가 덮쳐 주민들이 대피했다.


지난해 초 중앙아메리카의 아이티에 이어 칠레와 뉴질랜드 일본 등 태평양 연안 국가에 유독 강진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질학에서는 지구 표면을 이루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판'이라고 부른다. 대륙별로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 남극판 북아메리카판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대륙뿐만 아니라 해저에도 '판'이 존재한다. 해저지역 '판' 중에서는 태평양판이 가장 크다.

이런 '판'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산처럼 한자리에 고정돼 있지 않고 맨틀(mantle) 위를 조금씩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판과 충돌하는 경우도 잦다. 지각 판끼리 맞부딪치면 엄청난 충격이 발생한다. 단층들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압박을 받고 그 아래 거대한 용암층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이음새가 폭발하면 단층의 가장자리가 움직이고 뒤틀리게 된다.

따라서 지진과 화산 폭발은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서 자주 일어난다. 이런 지역에는 '지진대' 또는 '화산대'라는 명칭이 붙는다. 태평양판의 가장자리는 '환태평양 지진대' 또는 '환태평양 화산대'라고 부른다. 일본은 이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다. 지리적으로 지진과 화산 폭발 등이 잦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불의 고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는 칠레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남미와 북미 해안,태평양 건너 일본과 동남아시아,태평양 섬 등을 연결하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지질학 이론인 '판 구조론'에 따르면 환태평양 지역은 지각을 덮는 여러 판 중 가장 큰 태평양판이 다른 판들과 충돌한다. 역대 최악의 자연재해가 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지진 규모에서 역대 1~8위를 기록한 지진들이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일어났다. 1883년 자바섬 인근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은 핵폭발의 위력으로 인도네시아 해안을 날려버린 것으로 유명하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1980년 미국 세인트 헬레나 화산 폭발,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도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초래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환태평양 지진대에서는 진도 7.0 이상의 강진이 한 해 평균 19.4번 발생한다. 특히 8.0 이상 강진이 1950~1965년 7차례나 발생했다가 잠잠해진 후 2004년부터 다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엔 환태평양 지진대가 50년 주기로 오는 초강진 빈발 시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