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日 "비행기 띄우지 마라" 긴급 요청…나리타·하네다行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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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선박 초비상일본 쓰나미로 인해 일본과 연결된 하늘길도 대란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은 한국발 일본행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을 통해 미국 등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각종 연결편도 당분간 운항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운항 중지…美 환승편도 운항 차질 불가피
한국 선박 1척 센다이항서 좌초
도호쿠 등 항만 폐쇄 여부 촉각
하역 컨테이너 쓰나미에 유실
◆"재개 요청 때까지 도쿄행 중단"11일 국토해양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나리타와 하네다 노선 대한항공 8편과 아시아나 항공 11편 등 모두 19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이날 오후 4시15분부터 나리타로 출발 예정인 아시아나106편 등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항공편의 이륙을 중단시켰다. 김포공항도 이날 오후 4시35분 하네다로 출발할 아나항공(일본) NH1164편을 시작으로 일본항공,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하네다행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시켰다.
평상시 인천공항~나리타공항 노선은 대한항공 등 국적선을 포함해 1주일에 도착 96편,출발 93편 등 총 189편의 정기 항공편이 운항된다. 이들 항공편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뉴욕,포틀랜드 등에서 나리타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오가는 노선도 포함돼 있다. 김포공항은 김포~하네다노선에 하루 왕복 24편(1주일 동안 168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공항 나리타노선의 경우 1주일에 평균 여객 2만1000여명이 도착하고 2만여명이 출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인천~나리타노선은 왕복 4편이며, 이 중 1편은 인천~나리타~LA노선이다. 김포~하네다노선은 왕복 3편이 운항 중이며 인천~하네다는 왕복 1편을 운항하고 있다. 화물기의 경우 인천~나리타노선이 주 3회 왕복 운항하고 있어 일본 강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일본 여객 및 화물수송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2시 일본 나리타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716편은 오후 4시3분 김해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지만 미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를 경유,이날 오후 9시35분 김해에 도착할 예정인 델타항공 DL647편을 포함한 이후 항공편은 나리타공항의 폐쇄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공항 관계자는 "지진으로 나리타공항은 물론 하네다 · 센다이 공항 등 일본 동북부 지역 공항이 폐쇄된 만큼 공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나리타행 항공기는 결항이 예상되는 만큼 예약 승객들은 항공사 등에 문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공항은 일본 후쿠오카,나리타,오사카,나고야,삿포로 노선에 직항편을 두고 있어 지진 여파에 따라 공항이 추가로 폐쇄된다면 다른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공항당국은 일본 항공당국에서 운항 재개요청 공문이 올 때까지 도쿄로 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국토부도 한 · 일 노선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자 체류 승객과 화물 수송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대책반은 일본 공항의 복구현황과 국적사 운항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운항차질 등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日 항만 폐쇄여부 예의주시
이번 쓰나미로 일본에 있던 우리 선박 한 척이 좌초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날 센다이항에서 화물을 내리던 6000t급 벌크선 글로비스 머큐리호가 좌초됐다. 머큐리호는 화물을 내리던 중 지진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 급히 떠나려고 했지만 갑자기 밀려온 쓰나미에 휩쓸렸다.
그러나 선박 안에 있던 한국인 선원 2명과 필리핀 선원 16명은 모두 안전하다고 국토해양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머큐리호 외에 현지에 있던 또 다른 선박 6척은 피해가 없으며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부산항 등 일본을 오가는 국내 항만 물류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에서 도호쿠 지방의 도쿄,요코하마,센다이항으로 오가는 선박을 관리 · 운영하는 선사들은 일본 쪽의 피해현황 등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도호쿠 일대 항만들이 아직 폐쇄되지 않고 배가 운항되고 있지만 컨테이너 하역 · 선적 등 물류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부산항에서 오는 14일 오전 센다이항으로 출발하는 선박이 있는데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선사 관계자는 "일본 육지 쪽에도 도로가 파괴된 곳이 많아 물류차질은 불가피하다"면서 "지진이 태평양 지역으로 파급되면 수출 · 입 물량을 정상적으로 수송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이사는 "일부 선박이 항구에 하역해 놓은 컨테이너 박스가 쓰나미로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한 · 일 컨테이너 노선엔 고려 · 남성 · 동진 · 천경해운 등 15개 선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노선엔 하루에 두세 척이 투입된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한 · 일 간 물동량은 연간 140만TEU 안팎이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다행히 가와사키항만 등 일부 항만만 폐쇄됐다"며 "그러나 12일부터는 배를 띄울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의 경우 5개 항로에 7개 선사가 모두 13척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후쿠오카와 시모노세키,오사카,쓰시마섬 등 규슈와 관서지방으로 가는 선박이어서 일본의 이번 지진과 쓰나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김인완/부산=김태현/김동민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