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에 엔화 '출렁'…亞 금융시장 '깜짝'

일본 강진에 엔화와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장 한때 동반 급락했다.

11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가치는 지진 소식 직후 큰 폭으로 떨어지며 강진 직후부터 오후 4시께까지 16개 주요 통화대비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83.30엔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엔은 115.02엔까지 올랐다.

이후 엔화는 오버슈팅(과매도) 인식에 빠르게 가치를 회복하며, 오후 5시 넘어서는 미 달러화 대비 82.7엔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로·엔 환율도 114엔선으로 돌아왔다.

미 달러화 대비 호주달러화는 장중 0.9959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1.0010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렸다. 말레이시아 링깃, 필리핀 페소등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장중 달러화에 대해 급락했다.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튀어올랐던 부분이 크다"며 "강진 소식이 엔화 약세 재료임은 맞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가 나오기까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엔화는 미 달러화, 스위스프랑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거래되며, 자국 내 펀더멘털(경제 기반 여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통화 중 하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싱가포르 은행의 한 외환 트레이더는 "지진이 주간 마지막 거래일인 금요일에 발생했기 때문에 이날 금융시장은 안정을 유지할 수도 있다"라며 "지진 피해에 대한 상세한 소식을 기다리다가 주말 직후인 월요일에는 강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커먼웰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마이클 블라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진 충격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라며 "앞선 지진에서도 일본 경제는 커다란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225)도 전날보다 179.95포인트(1.72%) 하락한 10,254.43, 토픽스지수는 15.33포인트(1.65%) 내린 915.51로 마감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23.35포인트(0.80%) 하락한 2,933.80, 상하이A주는 24.57포인트(0.79%) 내린 3,071.78를 나타냈다. 상하이B주도 0.03포인트(0.01%) 떨어진 319.70을 나타냈다.대만증시도 75.08포인트(0.87%) 하락해 8,567.82로 장을 끝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도 세계 각지에서 터진 악재로 전날보다 26.04포인트(1.31%) 내린 1,955.54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5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