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도요타·혼다·소니 공장 무더기 마비…日 산업계 '패닉'

일본 기업 피해 현황

화학·섬유·전자·철강 등…해안가 제조공장 휩쓸어
도요타 피해 파악도 못해…스미토모고무 공장 멈춰
車부품업체들 대거 피해…완성차 생산 차질 불가피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로 일본 산업계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쓰나미가 덮친 곳은 화학 섬유화학 전자 등 주요 제조업체의 공장들이 몰려 있어 산업계에 미칠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정유시설이 가동을 중단했고,철강공장 등이 화염에 휩싸였다. 자동차 공장과 전자제품 생산시설도 잇따라 멈춰서는 등 피해상황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줄을 잇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바시의 JFE스틸 동일본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진 직후부터 공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화재로 5명이 부상했으며 부상의 정도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바라키현 스미토모금속과 가고시마제철소의 고로도 송풍시설 가동이 중단됐다. 피해 규모는 아직 불분명하다.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직접적인 지진 영향권에 든 미야기현 공장과 전화연결이 되지 않는다며 피해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요타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인 '도요타 보쇼쿠'도 미야기현 공장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라타제작소의 미야자키현 3개 공장도 조업을 중단했다. 혼다 자동차 공장에선 담벼락이 붕괴돼 직원 한 명이 사망했다. 일본언론들은 자동차 제조업체뿐 아니라 협력부품업체 공장들도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은 만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는 2007년에도 니가타현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협력업체인 리켄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5만5000대가량의 차량 출고가 지연됐었다.

닛산은 임직원 안전을 위해 공장 4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닛산은 가장 규모가 큰 공장이 규슈 지방에 있어 이번 지진으로 설비 파손 등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산업 분야에선 소니가 큰 피해를 입었다. 소니는 도호쿠 지방에 위치한 6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뒤 현지 공장 근로자들을 모두 대피시켰고 정전 등으로 인한 피해 조사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미야시로현 다카시로시에 있는 소니 자회사 공장도 침수피해를 입었다. ◆…스미토모고무의 타이어 주력 생산공장은 침수피해를 입었고,광학필름 및 자기테이프 등도 생산을 멈췄다. 이데미쓰흥산의 석유화학기지도 정지됐다. 요코하마 이소고 지역의 산업단지에도 화재가 발생,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유통업계의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동북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 철도 항공 등 주요 교통이 마비되면서 물류 흐름도 끊긴 것이다.

유통업체 이온그룹의 경우,미야기현의 리후점 등을 비롯해 도호쿠 지역내 133개 점포 중 6개만이 정상 운영을 하고 있다. 일부 점포에선 사상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 동부 지역 주요 도시의 대다수 상점들이 사실상 영업을 정지했다. ◆…이 지역의 펄프가공 · 시멘트업체도 멈춰섰다. 아사히와 삿포로 등 맥주업체들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세계 최대 카메라 업체인 캐논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김동욱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