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후쿠시마原電 방사능 유출 경보…닛폰석유 정유시설 7곳 '스톱'

기간시설 큰 타격

신칸센·수도권 JR전철…모든 노선 운행 중단
도쿄항 선박 접안 금지…440만가구 정전사태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로 일본 내 기간시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원자력 발전소가 정지해 정전되는 지역이 속출했고 방사능 누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공항은 물에 잠겼고 안전하기로 유명한 일본철도(JR)도 멈춰섰다. 통신시설도 마비됐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줄을 잇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쓰나미가 해안가를 덮치면서 연안지역의 공단과 해변에 몰려있는 석유 가스 관련 시설의 피해가 특히 컸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1,2호기가 자동 정지돼 방사능 유출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전에는 화재도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곧바로 원자력 재해 특별 조치법에 따라 원자력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고 대책 본부를 설치했다. 원자력 긴급사태는 일본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선언됐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방사능 누출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후쿠시마현의 도쿄전력 제1 원전에서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바와 가나가와현 등의 7개 화력발전소 발전기 12기도 정지했다. 후쿠야마 군마 등 22곳의 수력발전소 역시 멈춰섰다. 이로 인해 센다이 모리오카 등 쓰나미 영향권에 든 지역이 광범위하게 정전됐고 화재도 다수 발생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일본 전역의 6개현 440만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석유화학 시설의 피해도 막심했다. 닛폰석유는 센다이 등에 있는 7곳의 정유시설을 가동 중단했다. 코스모석유의 지바현 이치하라 공장의 일부 탱크는 화염에 휩싸였다. 일본 언론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정유공장의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10m 높이의 지진해일이 발생한 센다이공항은 활주로가 물에 잠겨 폐쇄됐다. 도쿄의 나리타공항도 폐쇄됐으며 하네다공항은 활주로 4개 중 2개가 사용 중단 상태다. 이바라키공항 터미널은 빌딩 천장의 일부가 파괴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전 지역의 신칸센은 현재 모든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수도권의 지하철도 안전점검을 위해 모든 노선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당분간 피해를 입은 철도는 운행을 재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도 미나토구의 도쿄타워 (333m) 상단도 육안으로 구분이 가능할 정도로 구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비뚤어진 곳은 높이 330m 부근으로 NHK 아날로그 방송의 종합 교육 채널 전파를 송신하는 데 쓰인다.

◆…일본 내 항구들이 줄줄이 폐쇄됐다. 한 선박 중개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대혼란이다. 그 지역(일본)에서의 모든 하역작업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도쿄 항만청은 모든 선박의 접안을 금지했다. ◆…통신시설도 마비상태에 빠졌다. 송신탑 등이 피해를 입은 데다 지인의 안부를 걱정하는 전화가 폭주하면서 통신시설을 마비시켰다. 지진 발생 지역에는 하루 종일 휴대폰 인터넷 등이 불통됐다. 일본 당국은 공중전화를 무료로 개방했다.

◆…가스공급 시설도 타격을 입었다. 도쿄가스는 "지진 피해로 이바라키현 히타치시 일대 4만6000여가구의 가스공급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강진으로 일본과 중국 간 해저 케이블망도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차이나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망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안재석/장성호/이유정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