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외국 기업과 글로벌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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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앞둔 대학생들과 이야기할 때면 늘 받는 질문이 있다. 외국 기업은 국내 기업과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사원을 어떻게 뽑는지,영어를 얼마나 잘 해야 하는지,복지제도는 잘 갖춰져 있는지,회사 내에서 성장 가능성과 직장의 안정성은 어떤지 등등 질문이 끝없이 쏟아진다.
외국 기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은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취업 대상으로서의 외국 기업이 첫 번째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 기업들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이런 기업에 합류해 글로벌 비즈니스맨으로 커가는 자신의 장래를 생각해보는 모양이다. 두 번째는 국내 시장에 적당히 투자한 뒤 수익만 챙겨가는 이른바 '먹튀'에 대한 반감이다. 일부 투기 자본의 사례도 없지 않았지만,정상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 기업까지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질문을 받다 보면 어떤 회사를 놓고 외국 기업이라 하는지 헷갈리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아 깜짝 놀라기도 한다. 삼성전자나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는데 왜 외국 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느냐는 식이다. 법률상으로는 외국인 지분이 아무리 많아도 외국인 1인 지분이 10% 미만이면 국내 기업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나 포스코가 외국 기업이 아닌 이유다.
그러나 이런 법률상의 분류를 따지는 것도 이제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세상이 된 듯 싶다. 요즘은 누구나 삼성전자를 글로벌기업이라 부른다. 해외 매출 비중이 90%가 넘고,임직원 중 절반이 외국인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현대자동차나 LG전자 역시 글로벌기업으로 통한다. 거꾸로 GE나 도요타 등 국내 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 기업들도 대부분 글로벌기업이다.
그렇다면 두 그룹의 차이점은 뭘까. 바로 출생지,즉 본적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설립돼서 성장했으면 국내 기업,외국에서 출발했으면 외국 기업으로 분류될 뿐이다. 하지만 세계가 하나의 작은 지구촌이 돼버린 비즈니스 환경에서 본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적을 따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국내 시장만 봐도 누가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우리 경제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에 더 관심을 가질 뿐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기여도는 높은 편이다. 현재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외국 기업은 대략 2000개,작은 기업까지 합치면 5000개가 넘는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뛰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3.5%,고용의 6%,수출의 12.4%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제는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을 따로 두고 이야기할 까닭이 없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비즈니스를 하듯,외국 기업 역시 이 땅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시민 중 하나일 뿐이다. 본적을 따지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글로벌기업으로 봐주기를 젊은이들에게 당부한다.
차영구 < 퀄컴코리아 사장 ykcha@qualcomm.com >
외국 기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은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취업 대상으로서의 외국 기업이 첫 번째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 기업들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이런 기업에 합류해 글로벌 비즈니스맨으로 커가는 자신의 장래를 생각해보는 모양이다. 두 번째는 국내 시장에 적당히 투자한 뒤 수익만 챙겨가는 이른바 '먹튀'에 대한 반감이다. 일부 투기 자본의 사례도 없지 않았지만,정상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 기업까지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질문을 받다 보면 어떤 회사를 놓고 외국 기업이라 하는지 헷갈리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아 깜짝 놀라기도 한다. 삼성전자나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는데 왜 외국 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느냐는 식이다. 법률상으로는 외국인 지분이 아무리 많아도 외국인 1인 지분이 10% 미만이면 국내 기업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나 포스코가 외국 기업이 아닌 이유다.
그러나 이런 법률상의 분류를 따지는 것도 이제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세상이 된 듯 싶다. 요즘은 누구나 삼성전자를 글로벌기업이라 부른다. 해외 매출 비중이 90%가 넘고,임직원 중 절반이 외국인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현대자동차나 LG전자 역시 글로벌기업으로 통한다. 거꾸로 GE나 도요타 등 국내 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 기업들도 대부분 글로벌기업이다.
그렇다면 두 그룹의 차이점은 뭘까. 바로 출생지,즉 본적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설립돼서 성장했으면 국내 기업,외국에서 출발했으면 외국 기업으로 분류될 뿐이다. 하지만 세계가 하나의 작은 지구촌이 돼버린 비즈니스 환경에서 본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적을 따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국내 시장만 봐도 누가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우리 경제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에 더 관심을 가질 뿐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기여도는 높은 편이다. 현재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외국 기업은 대략 2000개,작은 기업까지 합치면 5000개가 넘는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뛰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3.5%,고용의 6%,수출의 12.4%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제는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을 따로 두고 이야기할 까닭이 없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비즈니스를 하듯,외국 기업 역시 이 땅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시민 중 하나일 뿐이다. 본적을 따지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글로벌기업으로 봐주기를 젊은이들에게 당부한다.
차영구 < 퀄컴코리아 사장 ykcha@qualcom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