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재난방송 돋보인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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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 NHK의 진가는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났다. NHK는 사상 최악의 강진과 쓰나미에 휩쓸린 재난 현장을 신속하게 보도,해당 지역 주민들이 재빨리 대피하도록 이끌며 피해를 줄였다. 지난 11일 오후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강도 9.0의 지진과 연이은 쓰나미가 육지를 덮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NHK는 사태가 터지자마자 비상체제로 돌입,일본열도 동부해안에 덮친 쓰나미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침착하게 대처 요령을 전달했다. 관광객들이 찍은 장면들을 짜깁기해 보여줬던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이처럼 발빠른 대처는 이날 해저지진으로 사무실이 흔들리는 상황을 감지한 비상대책팀이 24시간 재난방송 체제로 즉각 전환,취재용 헬리콥터들을 띄움으로써 가능했다. NHK가 보유한 헬기는 11대나 된다. 한국의 재난방송기관인 KBS가 보유한 헬기는 단 1대다. 이기문 KBS 네트워크부 팀장은 "재난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는 NHK의 대응시스템이 정말 부럽다"며 "NHK의 장비나 인력은 KBS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NHK가 돋보인 것은 장비와 인력의 우세 때문은 아닌 듯 싶다. 중계 태도부터 놀라우리만치 차분했다.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국내 지상파 방송과 달리 NHK 진행자들은 침착했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표현은 자제하고 정부의 조치와 발표를 충실하게 전했으며,사망자 통계는 가급적 보수적으로 잡았다. 대처가 늦다고 불평하는 등 남 탓을 하는 보도도 하지 않았다. NHK 앵커는 "지금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대재앙 앞에서 단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한 방송전문가는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하면서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HK의 신속하면서도 차분한 재난방송과 함께 관심을 모은 것은 미증유의 천재지변에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었다. 아이티 지진,동남아 쓰나미 등의 참사에서처럼 울부짖으며 절규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진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침착한 일본인들"이라는 외신들의 보도가 주목을 모으는 이유다.
유재혁 문화부 기자 yoojh@hankyung.net
이처럼 발빠른 대처는 이날 해저지진으로 사무실이 흔들리는 상황을 감지한 비상대책팀이 24시간 재난방송 체제로 즉각 전환,취재용 헬리콥터들을 띄움으로써 가능했다. NHK가 보유한 헬기는 11대나 된다. 한국의 재난방송기관인 KBS가 보유한 헬기는 단 1대다. 이기문 KBS 네트워크부 팀장은 "재난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는 NHK의 대응시스템이 정말 부럽다"며 "NHK의 장비나 인력은 KBS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NHK가 돋보인 것은 장비와 인력의 우세 때문은 아닌 듯 싶다. 중계 태도부터 놀라우리만치 차분했다.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국내 지상파 방송과 달리 NHK 진행자들은 침착했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표현은 자제하고 정부의 조치와 발표를 충실하게 전했으며,사망자 통계는 가급적 보수적으로 잡았다. 대처가 늦다고 불평하는 등 남 탓을 하는 보도도 하지 않았다. NHK 앵커는 "지금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대재앙 앞에서 단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한 방송전문가는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하면서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HK의 신속하면서도 차분한 재난방송과 함께 관심을 모은 것은 미증유의 천재지변에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었다. 아이티 지진,동남아 쓰나미 등의 참사에서처럼 울부짖으며 절규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진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침착한 일본인들"이라는 외신들의 보도가 주목을 모으는 이유다.
유재혁 문화부 기자 yooj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