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소니·도시바 전면 조업중단

日 강진 여파 산업계 패닉
엔자금 동향 금융계 촉각
13일 오후 3시,도쿄 인근의 지바현 하네다공항에서 버스와 택시를 갈아타며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치하라시 '케이링카이 콤비나트'는 검은 연기로 자욱했다. 기름 타는 냄새가 진동했고 30m 상공까지 치솟은 연기는 공포감을 자아냈다.

일본 4위 정유사인 코스모석유의 다니 요부야키 계장은 "지진 때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난 뒤 사흘째 타고 있다"고 전했다. 1963년 건설 후 처음으로 공장이 멈춰서면서 콤비나트에 입주한 거래 기업에 원료 공급을 못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여진의 후폭풍이 제조대국 일본을 넘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할 조짐이다.

피해 상황 점검 등을 위해 도요타와 도시바,소니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14일에 임시 휴무하기로 결정했다. 전자와 기계 부품 공장들도 멈춰섰다. 완제품뿐 아니라 첨단 부품 소재의 생산 차질도 불가피해졌고 일본→한국→중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부품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시장 곳곳에 투자한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회수되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의 기리모토 게이스케 대변인은 "생산 재개는 월요일에 피해 정도와 부품조달 여건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해 정상 가동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혼다와 닛산,미쓰비시자동차 등도 일제히 임시 휴무를 결정했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인 도시바 공장도 가동을 중단,아이패드를 만드는 미국 애플은 메모리칩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기업들도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일본 피해상황 파악에 나섰다.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출장 자제령도 내렸다.

도쿄 · 지바=최인한/김병일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