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유력인사 사외이사 영입 봇물

[0730]상장기업들이 전직 고위관료와 교수 법조인의 사외이사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전문성이나 독립성보다는 민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결의한 367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사외이사 신규선임 및 재선임 대상 614명 가운데 전직 관료는 14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전직 관료와 교수(126명) 법조인(42명)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5%에 달했다.이 외에 기업인은 252명,회계사 세무사 언론인 등 기타는 51명으로 집계됐다.

전직 고위 관련 중에서는 국세청 출신이 22명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기획재정부 11명,감사원 8명,공정거래위원회 8명,금융감독원 7명,예산처 4명 순이었다.

전직 장관(8명) 차관(3명) 등 고위 관료 출신의 유력인사 모시기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1일 현대차는 정기주총을 열어 서울고등법원장 출신 로펌 변호사와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현대모비스는 서울고등법원장 출신 로펌 대표 변호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출신 로펌 고문,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컨설팅 대표를 임기 2~3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CJ는 전 국가정보원 경제정보실장과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SK가스와 한진해운은 기획예산처 출신 장·차관을 사외이사 후보에 각각 올려놨다.동부건설 금호타이어 동양기전 동부하이텍 고려아연 경남기업 금호석유화학 태양금속은 해양수산부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부 과학기술부 환경부 재무부 국방부 장관출신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거나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는 “사외이사 인력풀이 너무 제한적”이라며 “전직 관료는 정부기관 과의 소통을 담당하기 위해 영입하고,법조인은 소송 대비용이 많아 로비스트 역할로 볼 수 있어 독립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외이사의 대우는 기업별로 다르지만 평균 1인당 연간 5천만원 가량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