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일본 경제가 멈췄다] 中 "韓, 부품 독점력 커질라…" 우려

KOTRA 보고서
"일본의 복구가 늦어지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독점력이 강화될 것이다. "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메이신위 연구원은 일본 지진과 관련해 내놓은 전망이다. 그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예로 들며 "일본 샤프의 생산 중단이 장기화하면 중국으로선 한국 대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4일 KOTRA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산업계가 휘청거리자 중국에서도 긴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하이테크산업 대부분이 일본의 부품과 장비로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해 대일본 수입액은 총 1767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556억5000만달러다. 일본 지진을 바라보는 중국 산업계의 시각은 한국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KOTRA는 진단했다. '일본 핵심 원자재 공급-중국 가공생산-세계시장 판매'라는 산업사슬이 붕괴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한국만 해도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면서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여전히 핵심 부품과 소재를 일본 한국 대만 등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업계가 일본 지진에 따른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계 전기류만 해도 일본에서 들여오는 수입 물량이 전체의 48%에 이른다는 게 KOTRA의 분석이다. 차량 항공기 선박 등 교통운송설비(9.5%),화공류(8.4%),계측기류(8.3%),플라스틱 및 고무류(7.0%),철강제품(7.2%) 등도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이들 제품의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 중국이 추진 중인 각종 건설 프로젝트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메이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은 중국 기업들엔 위기면서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회란 중국의 신흥 부품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의미에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