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투자자, 日 재보험株에 '입질'

'복구 수혜' 인프라株도 주목
일본 대지진 이후 첫 장이 열린 14일 오전 8시30분.유진관 신한금융투자 해외영업팀 차장은 생소한 일본 주식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해당 종목은 구마카이구미.교량과 댐을 건설하는 회사다. 유 차장은 "일본은 선진국 증시 중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다"며 "이날 첫 매수 주문이 일본 종목인 점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지진 복구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되면서 구마카이구미는 일본 증시가 6% 넘게 급락하는 와중에 장 시작 30분 만에 63엔에서 93엔으로 수직 상승했다. 많은 사람이 최악의 자연재해에 경악할 때 발빠른 투자자들은 그 다음을 내다봤다. 낙폭 큰 종목의 저가 매수 기회를 저울질하는가 하면 복구 수혜 종목에 대한 매수를 시작했다.

스마트머니는 특히 지진 보상금 우려로 급락한 재보험주에 주목했다. 김석진 리딩투자증권 국제영업부 차장은 "이날 하한가를 기록한 후지화재해상,도쿄마린홀딩스 등 보험주에 대한 저가 매수 문의가 많았다"며 "낙폭을 지켜보다 매수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유럽 증시에서도 지난 11일 1~3%가량 하락한 스위스재보험과 뮌헨재보험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지진 피해가 큰 일본 반도체와 자동차주에 대한 매수 문의도 나온다.

고액 자산가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자산 30억원 이상의 부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지점의 류남현 부장은 "하락 소식에 불안해 하기보다 수혜 종목을 적극 매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았다"며 "반도체와 IT,철강주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도 일본펀드 가입 시점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김 차장은 "여진 가능성이 남아 있고 피해 규모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