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街, 여성임원 2세대 온다"

증권업계에 여풍(女風)이 다시 불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핵심업무에서 여성 인력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고, 임원급으로의 승진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외국계에서 영입된 여성인력들이 이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토종 영업 출신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신영증권은 이날 처음으로 여성임원을 임명했다. 해운대지점의 신윤주 지점장을 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신 이사는 부산지역에서만 30년 이상 자산관리 영업을 해 온 베테랑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 1981년부터 일해오다 2005년 신영증권 1호 여성지점장으로 영입됐고, 이번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신 이사는 "이사는 "해운대지점을 맡은 후 줄곧 영업 보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평소에 수수료 수익이나 캠페인은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 고객의 이탈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가 맡고 있는 해운대지점은 부산에서 '신흥부촌'으로 떠오른 마린시티 근처에 위치해 있다. VIP고객들이 몰려있는 만큼 지난 연말에는 고객을 위한 개별 상담실을 늘리기도 했다.삼성증권도 올해 들어 이재경 UHNW사업부장을 상무로 승진 인사했다. 삼성증권 첫 여성임원이다. 이 상무는 PB 1세대로 2002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자산관리사업부, PB교육팀, 테헤란로PB지점장, 펀드리서치 파트장을 거쳤다.

삼성증권의 PB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안팎에서 받고 있다. PB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와 컨설팅 업무가 주영역인 삼성증권이기에 이 상무의 승진이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이미 주요 증권사에서 자리를 다지고 있는 여성임원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유일한 여자임원인 오세임 상무는 현재 오퍼레이션 & 테크놀러지 담당하고 있다. 2009년부터 근무해왔다. 씨티증권, 바클레이즈은행,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외국계 통이다. 오 상무는 선진 투자은행(IB)에 경쟁할수 있는 오퍼레이션&IT지원 센터를 이끌고 있다.IT 부서에서 자리잡고 있는 또다른 임원으로는 SK증권의 김영미 본부장이다. BOC센터장을 맡으면서 IT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반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면서 '여성 1호' 명함을 달고 다녔던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최근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7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같은 회사에서 30여년간 일했었다.

씨티은행과 JP모건을 거치고 하나대투증권에서 전무로 일했던 홍선주씨는 지난해 퇴사했다. 현재는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형 증권회사인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현재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