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물 '사자'…상승에 베팅?

1조2731억…3년만에 최대
국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일본 대지진 이후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 등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4일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1조2731억원(9835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2007년 9월19일(1조5600억원) 이후 3년 반 만에 최대이며 2003년 지수선물 개장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지난주에만 2조3388억원의 대규모 선물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이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날 선물지수는 사흘 만에 4.15포인트(1.61%) 오른 261.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태도 변화는 일본 강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에서 먼저 목격됐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은 940계약을 순매수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본 지진이 알려진 뒤인데도 이날 야간 선물지수는 정규장보다 0.25% 오른 258.20에 마감했다"며 "특히 미결제 급증은 신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는 뜻으로 해외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지진을 계기로 외국인의 매도 위주 포지션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형주 주가가 이날 크게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를 어둡게 봤던 외국인이 국내 증시 수혜를 예상,선물시장에서 미리 매수세로 대응했다는 의미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부 외국인은 10일 동시만기일 당시 하락장에 베팅했다가 지수가 예상 외로 급락하지 않자 로스컷(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