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株, "미안하다 상한가다"

일본 대지진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특히 철강업종의 오름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대규모 지진으로 여파로 일본 철강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른 국제 철강재 가격 상승,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의 안정 등이 겹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14일 유가증권시장 철강업종 지수는 7.05% 급등했다. 기관들이 1100억원을 순매수한데에 따른 것이다. 철강업종은 이날 화학, 전기전자 다음으로 기관의 사랑을 받았다.

업종 내 급등도 이어졌다. 하이스틸은 상한가로 장을 마쳤고, 동국제강, 대한제강, 현대제철, NI스틸이 10% 이상 급등했다.

포스코는 전날보다 3만7500원(8.32%) 오른 48만8000원으로 50만원에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세아제강, 문배철강, 세아베스틸 등도 5% 이상 올랐다.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NSC, JFE, 동경제철, 스미토모 등 5개제철소들이 가동을 중단했다. 스미토모의 카지마(鹿島)제철소의 가스저장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정상가동되기까지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의 구조적 피해와 항구파손으로 단기간 내지 6개월 가량의 일본조강생산의 10% 수준의 수출입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경쟁구도에 있는 국내 상공정 판재류업체의 단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산 슬라브(동국제강), 열연(냉연업종), 후판(조선업종)을 조달하는 업종은 단기 타이트한 수급이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동부지역의 피해로 직접적인 수출입 차질영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현대증권은 "현대제철은 고로 1, 2기에서 열연 650만톤, 후판 150만톤을 생산하고 있고 동국제강은 후판 매출 비중이 64%에 달해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일본,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은 일본 지진으로 열연, 후판, 철스크랩 공급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측했다. 열연과 후판을 일관생산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철강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일본산 수입 물량 감소에 따른 국내 생산량 증가와 일본 생산량 감소에 따른 철강 원재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에 따른 철강 제품 가격 상승, 중국 수출 물량 증가 등을 꼽았다.

다만 "일본 수출 물량 감소와 일본산 원재료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등은 부정적"며 고려아연에는 수혜, 풍산에는 피해를 예상했다. 경기 불안 심리가 작용해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동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