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일본 경제가 멈췄다] 도요타, 조업중단 16일까지 연장…수도권 기업 "출근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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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산업계 피해 확산
스미토모금속 '무기 휴업'
신일본제철은 일부 재가동
엘피다·캐논도 생산 중단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의 여파로 큰 피해를 입은 도요타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의 조업 중단이 길어질 조짐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14일 다이하쓰 등 자회사를 포함한 일본 내 모든 공장의 휴무를 16일까지 이틀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력난과 무너진 도로망으로 인해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17일 이후 조업 재개에 나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많다. ◆가동 중단…연장 또 연장
지진 피해 상황 파악 등을 위해 14일 본사와 자회사의 모든 자동차 조립공장 및 부품공장의 문을 닫은 도요타는 휴무를 16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전력난에다 도호쿠현에 자리잡은 도호쿠공장의 서스펜션,전자제어브레이크,차축 등 부품 수송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주된 이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쓰나미 때문에 신차 2300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닛산도 생산 재개를 미루기로 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공장을 비롯한 5개 공장 대부분이 피해를 입은 데다 부품 조달까지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 재개 시점을 놓고 글로벌 조직에서 릴레이 회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고로가 있는 철강업체 중 이번에 큰 피해를 본 곳은 스미토모금속공업의 가시마제철소다. 가스저장시설 화재로 인해 정상 가동을 무기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고로 2기를 통해 연간 570만t의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를 아예 끄지 않고 쇳물이 나오는 통로만 막아 놓는 '휴풍'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피다와 캐논도 조업 중단 합류도시바 소니 등 전자업체들 역시 조업 재개 시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도시바는 후카야 오메 등 간토 일대 공장을 대상으로 임시 휴업 조치를 내렸다. 엘피다도 아키타 D램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소니는 조업을 중단한 6개 공장의 생산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양대 카메라 회사인 캐논과 니콘은 간토 및 도호쿠 지역에 있는 공장 가동을 멈췄다. 캐논은 이날 도쿄 북쪽 우쓰노미야 공장내 8개 렌즈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콘도 미야기현과 도치기현 소재 공장 4곳의 생산을 중단했다. 파나소닉의 후쿠시마 카메라 공장과 후지필름의 미야기 공장의 조업 중단도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센다이 가시마 지바 등 이번 대지진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일본 석유화학단지 내 대형 업체들은 사실상 생산 재개를 포기한 상황이다. 국내 업계에선 석유화학 업종의 특성상 정상 가동까지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닛폰오일은 센다이,가시마 지역에 있는 원유정제시설과 가와사키 지역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중단했다.
◆도쿄 인근 직장인들 '자택 대기'
도쿄 인근 지역의 기업 중 직원들에게 자택 대기나 유급휴가 지시를 내리는 회사도 늘고 있다. 지역별로 3시간씩 전력 공급을 끓는 '계획정전' 때문이다. 요코하마에 본사를 둔 닛산은 본사 전 임직원에게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자택 대기 지시를 내렸다. 석유화학업체인 JSR은 '교통차단휴가'라는 사내 제도에 따라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실시키로 했다. JFE스틸 미쓰비시중공업 유니버설조선 시티즌홀딩스 시세이도 가오도 아사히맥주 등도 일부 근무자를 대상으로 자택 대기를 지시했다. 현지 기업 관계자는 "계획정전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공장 가동 시간을 줄여야 하고 교통 혼란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자택 대기나 유급휴가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이정호/송형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