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낙제' 발언 실망"

윤증현 장관, 강한 유감 표명 "이익 공유제는 공론화 거쳐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낙제는 아니다"고 말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윤 장관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 경제정책이 낙제는 아니라고 한 이 회장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당혹스럽고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에 정부의 역할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석학과 국제 금융기구도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이 위기 극복의 바탕이 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정부 정책이 삼성 등 기업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장관은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기업 총수가 낙제 운운하는 것은 서글프다"며 "정부의 어떤 정책이 낙제 기준을 맴돌았는지 지적해준다면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낙제를 운운할 정도의 경제정책을 펼치는 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느냐"며 "정부와 상관없이 기업 구성원만의 힘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반문했다.

윤 장관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기한 '초과 이익 공유제'와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