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M과 함께하는 경영노트] 고품질 샌드위치ㆍ값 싸고 빠른 서비스…프레타망제 '전문직 입맛' 사로잡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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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과 함께하는 경영노트지난 2월 미국 정부는 비만을 줄이기 위한 영양섭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콜레스테롤을 줄이기 위한 식습관 실천 방침은 탄산음료 대신 물을 마시고,햄버거 피자를 피하라는 것이었다. 패스트푸드업체들은 긴장했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웰빙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50년간 전 세계 1위 패스트푸드업체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맥도날드가 매출 급감이라는 쓴맛을 봤었다. 최근에는 신메뉴 개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웰빙 트렌드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영국의 '프레타망제(Pret-A-Manger)'라는 회사는 웰빙 트렌드에 패스트푸드의 장점을 결합해 급속한 성장을 해왔다. 2001년 맥도날드는 프레타망제의 성공 전략을 배우기 위해 5000만파운드를 투자해 이 회사 주식을 33%나 사들이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는 "비틀스 이후 최고의 영국산 수입품"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1986년 런던종합기술전문학교 동기인 싱클레어 비참과 줄리언 멧캘프는 런던의 빅토리아 중심가에 샌드위치 가게 프레타망제를 열었다. 18세의 청년들은 웰빙 트렌드 속에서 패스트푸드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깃은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이들의 특징은 긴 대기시간,비싼 가격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만 건강 때문에 패스트푸드도 꺼린다는 것이었다.
프레타망제는 질 좋은 샌드위치를 낮은 가격에 주문 즉시 제공했다. 고급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전략은 적중했다. 조그마한 샌드위치 가게는 현재 영국에만 222개,홍콩에 10개,미국에 31개의 매장을 갖춘 대형 업체로 성장했다. 매출이 연간 1억9000만파운드(3473억원)에 이르는 거대 샌드위치 체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질 좋은 재료와 빠른 서비스는 누구나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100% 천연재료를 사용하고 5000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을 현실로 만든 기업은 프레타망제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원래 프레타망제는 프랑스어로 기성복을 의미하는 '프레타포르테(Pret A Porter)'에서 따온 것이다. 프레타망제에서는 원하는 샌드위치를 고르고 계산해 먹는 시간까지 모두 합해서 고급 레스토랑의 10분의 1도 걸리지 않는다. 이미 만들어 놓은 샌드위치를 골라서 지불하고 떠나는 프로세스로 만든 덕분이다. 이를 통해 매장유지 비용과 인건비를 줄였다.
대신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모든 식자재 심지어 포장지도 100% 천연재료로 사용했다. 모든 재료는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당연한 말.품질에 대한 자부심은 그들의 브랜드 슬로건에도 나타난다.
'머리로 따져보고 먹어라(Eat with your head)'.1주일에 10~20개의 신제품 개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간 레드오션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프레타망제는 기존 시장(레드오션)을 벗어나지 않고도 새로운 발상(블루오션)으로 판로를 개척한 퍼플오션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레드오션이란 없다. 지친 경영자만이 있을 뿐' 이라는 말은 새겨볼 만하다.
조미나 이사/김현정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