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업계 "대리점 공급가격 30%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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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2년전 수준 환원시멘트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2009년 t당 500원을 인상한 지 2년 만이다. 유연탄 인건비 등 원 · 부자재가 상승하는 동안 시멘트 가격은 오히려 내림세를 거듭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t당 6만7500원으로 올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양회는 지난주 각 대리점과 수요 업체에 가격 인상 공문 발송을 마쳤다. 현재 t당 5만2000~5만3000원대인 시멘트 가격을 내달부터 6만7500원(2009년 6월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평균 29.8%에 달하는 인상률이다.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등 다른 시멘트 업체들도 이달 중 가격 인상 내용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원 · 부자재 가격이 오른 탓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대표적으로 유연탄 가격 상승을 꼽았다.
시멘트는 석회석을 갈아 여러 광물질과 함께 소성로에 고열로 구워 제조된다. 1400~1500도로 소성로를 가열할 때 다량의 유연탄이 필요하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 원가의 35~40%가량을 차지한다. 원자재 정보업체 코리아PDS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호주 뉴캐슬 지역의 전력용연료탄 현물(FOB) 가격은 t당 137.5달러로,100.92달러 수준이던 1년 전보다 36.2% 상승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유연탄은 전량 수입하는데 그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며 "유연탄뿐만 아니라 배 · 철도 · 육송 등의 물류비도 원유가격 상승으로 최근 계속 인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멘트 제품 가격이 떨어진 데 따른 반등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 t당 6만7000원에서 6만7500원으로 인상된 뒤 시멘트 가격은 업체 간 경쟁으로 오히려 t당 5만원 대 초반으로 하락했다"며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시멘트 제조 업체들이 현재 가격 수준으로는 도저히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최악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시멘트 업계 주요 5개사는 작년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한일시멘트는 창사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시멘트 최대 수요처인 레미콘 업체에서는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레미콘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시멘트 수요가 점점 줄면서 메이커들이 지나친 출혈경쟁을 하는 바람에 제품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며 "한번에 30%씩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레미콘 1t을 생산하는 데 시멘트 비중이 30~40% 선이기 때문에 시멘트 가격이 30% 오르면 레미콘 업체들도 최소한 10% 정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며 "하지만 받아들일 건설업체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