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물건 안 사도되니 들어보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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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했다면 절반은 성공경쟁의 시대,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지피지기(知彼知己)의 논리를 강조하면 다소 진부하게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피지기는 상대를 공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세일즈왕들이 '나는 물건을 팔려고 하지 않고 인간적인 교류만 했다'고 하는 말이 '나는 사(私)교육을 받지 않고 충실하게 예습 · 복습만 했다'고 말하는 우등생의 판에 박힌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비즈니스의 꽃은 '영업'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세일즈맨들은 변화에 민감한 고객을 상대로 설득하고 협상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들의 말과 행동 속에 숨은 '돈 되는 비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대 승낙 얻어내는 텔레마케터 의도적으로 'NO'못하는 질문해
"잘 고르셨네요" 한마디 덧붙여 망설이는 고객 설득시켜
시작했으면 끝장 보기
설득과 협상이 필요한 상대와는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 동안에는 목적을 잠시 접어야 합니다. 순수하게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만으로 성실하게 인간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이렇게 성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면 고객들이 믿음을 주고,이것이 곧 비즈니스로 이어집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시작합니다. 초심의 기세대로라면 못할 일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세일즈의 기본이자 성패의 관건입니다. 그렇기에 한번 시작했으면 일관성 있게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시작했으면 끝장을 보라는 말은 자신의 결정을 바꾸지 말고 불도저처럼 밀고 가라는 것처럼 들리지만,사실 이 말에는 빈 틈이 있습니다. 이미 이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심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보통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서 상대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게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한번 시작하고 나면 그 뒤엔 어떻게 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방도가 찾아집니다. 작은 부탁을 계속 청하라
이 같은 방법은 방문 판매원들이 즐겨 사용한다고 하는데,잘 생각해보면 그 해답을 미리 찾아내실 수 있습니다. 그들은 "물건은 사지 않아도 좋으니,물 한잔만 마시고 가게 해달라" "화장실만 좀 이용하고 가겠다"며 문을 열어주길 청합니다. 하지만 문을 열어주고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면 "한번 듣기만 해봐라"로 시작,어떻게 하면 싼 가격에 자신들의 물건을 살 수 있는지와 같은 얘기로 목적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처음에 이렇게 하나하나 들어줬다면 나중엔 그 판매원을 내치기 어려워 결국 사게 된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수법이지만 효과가 있습니다. 방문판매업자들은 상대가 대문을 열어준다면 판매는 50% 성공한 것과 같고,안방 문을 열어준다면 판매 성공은 기정 사실이 된다고 말합니다.
성공세일즈의 '예스 기법'
굳이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문을 열어준 것도 아닌데,처음에 작은 부탁을 들어주며 설명에 끄덕이다 보니 결과적으론 자기도 모르게 구매해야 할 당위성에 이르게 되고,결국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모티브를 얻은 영업 전략 중에 '예스,예스 기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상대가 부정할 수 없는 질문을 던져 자신의 말에 동의하도록 만든 뒤 점차 질문의 강도를 높이며 상대의 승낙을 얻는 데까지 가는 것입니다. 텔레마케팅에서 많이 쓰이는데,효과가 꽤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대방이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을 요청,승낙을 얻어낸다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목표를 이미 절반쯤 얻어낸 것과 같습니다. 사소한 듯 보여도 전혀 사소하지 않은 이 권유는 결국 큰 결정의 승낙을 유도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구매 전에도 유용하지만,구매 후에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좋은 세일즈맨의 자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고객의 판매 후 만족도에 대해서 고심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애프터서비스 무장이 잘된 분들의 당연한 고민입니다. 요즘은 '평생고객제' 같은 서비스들이 생기면서 고객들의 관심이 더 커졌고,사후관리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들의 재구매를 기대한다면 이 만족도는 절대 무시하지 못합니다.
고객을 내편 만드는 법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가 미국 362개 기업과 그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만이 기업 서비스 만족도에 '최상'이라는 답을 했다고 합니다. 기업의 80%가 자사의 고객만족도가 최상일 것으로 믿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입니다. 기업과 소비자는 이렇듯 극명하게 동상이몽을 합니다.
최상의 고객만족을 주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이 듭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것은 확실한 '예스'의 답을 얻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서 상대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후회스러운 감정을 덜 느끼도록 구매 결정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절차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말 잘 고르셨네요.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품질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셨습니다"와 같은 식이죠.
모든 행동은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마무리의 포인트는 구매 시 전전긍긍하는 고객을 위해 불안감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몇 단계에 걸쳐 구매 과정을 진행,결정을 쉽게 내리도록 유도하고 관성원칙을 이용해 재구매나 계약을 이끌어내는 것은 이 시대의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입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편이 되길 원한다면 그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들을 만족시켜 주는 것입니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sabopr@hanmail.net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어린이서울경제 편집장,한국사보협회 부회장,한국청소년경제교육문화원 원장,한국커리어컨설팅협회 홍보전문위원 △저서='여성의 언어로 세일즈하라''스무 살 때보다 지금 더 꿈꿔라''위대한 리더처럼 말하라''성공하는 여성의 자기경영노트'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