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 '양날의 칼'…강점과 약점

기름값 오르면 차량운행 감소…보험 손해율 대폭 개선될 듯
보험료, 채권 등에 장기 투자…금리 오르면 수익률도 상승
현대해상은 올해 손해보험업종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다. 고유가에 따른 자동차 운행 감소와 앞으로 예견되는 금리 인상 기조 하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손해보험사로 꼽히고 있다. 다만 다른 회사보다 높은 자동차보험의 비중(30%)은 유가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실적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고유가 수혜주지난해 손해보험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었다. 상위 5개사(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평균을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4.9%까지 상승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보험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았던 만큼 영향이 커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손해보험사 중에서 가장 실적 개선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낙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고유가에 따른 차량운행 감소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으로 유가가 2008년 이후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려,3월 셋째주 현재 시중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58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사고 역시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다. 향후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다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당분간 하향 안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은 지난해와 정반대 상황을 맞게 됐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강하다

보험금으로 쌓은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금리수준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기가 10~20년인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보험료를 채권 등의 장기자산에 투자하는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은 금리 상승시 빠르게 오르고,자산 대비 부채 비중 역시 크게 떨어지므로 보험사는 실적과 기업가치 양쪽에서 덕을 보게 된다.

현대해상은 금리 인상시 손해보험사 중 가장 큰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이 같은 금리 인상시기에 가장 매력적인 회사는 △확정형 적립금 비중이 크고 △적립금 준비이율이 높으며 △부(-)의 듀레이션 갭(금리 변화에 대한 부채의 민감도가 자산보다 큰 것)이 경쟁사 대비 큰 회사다.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손해보험사가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의 확정형 적립금 비중은 21.7%(상위 5개사 평균 19.14%)로 가장 높고,확정형 적립금 평균이율도 4.58%(상위 5개사 평균 4.40%)로 우수하다. 부의 듀레이션 갭 역시 1.73으로 평균 1.08인 경쟁사들과 비교해 매력적이다.

◆보험 손해율 변동에'촉각'

다만 현대해상의 타사 대비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은 상황에 따라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지난해 하반기처럼 자동차 사고 및 청구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현대해상과 자회사인 현대하이카다이렉트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8%까지 상승해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이 확대됐으며,지분법 평가손실(3분기 기준 105억원)도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오히려 올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1년간 손해보험사들은 온라인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으며,지난 2월부터는 개선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환경이 손해보험사에 유리하게 바뀐 상황에서 교통 사고가 감소하고 있어 현대해상의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은 일단 올해는 강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현태 LIG투자증권 연구원 hyun6240@lig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