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패션계 불도저'…"조이너스 옛 명성 되찾겠다"

제환석 '인디에프' 사장
'신호등 목표관리' 매일 체크…일주일 절반은 현장경영
거미줄 같은 지방 유통망 장점…"9개 브랜드 고급화로 리뉴얼"
"임기 3년 동안 인디에프에 모든 열정을 쏟아 1990년대 국내 패션계를 풍미했던 조이너스와 꼼빠니아의 '옛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

최근 패션업체 인디에프의 대표로 선임된 제환석 사장(65 · 사진)은 24일 "노후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제 사장은 2009년 10월 FnC코오롱 대표를 끝으로 36년간 몸 담았던 코오롱을 떠난 지 1년여 만에 패션업계에 복귀했다. 인디에프는 1980년 창립한 패션업체 나산의 전신으로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으로 1990년대 여성복 업계를 선도했던 토종 패션기업이다. 이후 계열사의 무리한 유통망 확장으로 인해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2006년 글로벌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세아상역이 인수해 2007년 법정관리 졸업과 함께 인디에프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불도저 경영'으로 유명했던 제 사장은 "인디에프의 재도약을 위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현장경영,비용절감 등 세 가지를 우선과제로 삼았다"며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25% 많은 4035억원,영업이익은 175억원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목표관리'다. 제 사장은 "작년 12월부터 출근해 목표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매장에서 이뤄야 할 매출 목표 대비 성과를 신호등 색깔로 표시하는 '신호등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는 제 사장이 코오롱에서 시도했던 기법이기도 하다. 매일 목표의 100% 이상 달성하면 파란불,90% 이상은 노란불,90% 미만은 빨간불로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매일 아침 직원들이 출근할 때 로비에 표시된 어제의 성과를 되새기게 된다. 그는 "올 1~2월은 목표치를 넘겼는데 이번 달은 날씨 탓도 있고 해서 90%까지만 이뤘다"고 말했다. 제 사장은 1주일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서 보낸다. 그는 "전국에 포진해 있는 400개 유통매장이 인디에프의 경쟁력"이라며 "지방 곳곳에 탄탄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방 상권의 주도권은 그대로 유지해 나가면서 브랜드 파워를 높여 서울 · 수도권에서도 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인디에프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조이너스 등 7개와 지난해 새로 도입한 보르보네제 프레디 등 2개를 합쳐 9개다. 제 사장은 "인디에프 매출의 90%는 4개 브랜드(조이너스 꼼빠니아 트루젠 테이트)에서 나올 정도로 안정적"이라며 "이를 통해 이익을 거둬 중고가 라인,아웃도어,라이선스 브랜드 등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트루젠이 '에스플러스 바이 트루젠'이란 고급 라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급속도로 높아진 것처럼 조이너스도 별도의 고급라인을 선보여 백화점 고객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인디에프가 세아상역에 편입된 지난 4년 동안 부실을 털어내는 작업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도약할 기회라고 그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모회사인 세아상역이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이 회사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소싱 능력을 갖춘 곳이죠.이런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해 인디에프의 제품생산에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