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작전권' 나토 합의 실패

아랍 포함 '범국가委'로 넘길 듯…카다피측, 브릭스에 중재 요청
리비아 제재에 대한 결정권이 나토(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니라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AL)까지 포함하는 범국가위원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강도가 미국 프랑스 영국이 주도했던 초기 단계에 비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는 오는 29일 런던에서 리비아 사태와 관련된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연락그룹 회의를 열어 리비아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이 회의에는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주도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소속 국가들이 참석한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 회의를 통해 나토가 아니라 더 많은 국가들이 리비아에 대한 국제적 개입을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29일 회의에서는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작전권을 미국에서 나토로 넘기는 대신 정치적 결정은 아랍연맹 등을 포함한 범국가위원회가 맡도록 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런던 회의는 나토 회원국들이 23일 열린 대사급 회의에서도 미국으로부터 작전권을 넘겨받는 데 합의하지 못하자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다피 측은 연합국의 군사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에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이날 카다피 측이 최근 트리폴리에서 이들 4개국 대사들을 만나 이 같은 요청을 했으며 "연합국이 공격을 중단하면 리비아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 4개국은 지난 17일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승인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에서 독일과 함께 기권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