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지구 재건축 어떻게] 저층 개포주공 1~4단지 조합ㆍ추진위 결성…속도 가장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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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중층 5~7단지는 조합원 이해관계가 변수
전체 32개 단지 중 9곳만 조합ㆍ추진위원회 설립
개포지구에서 재건축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은 개포주공1단지와 일원 현대다. 32개 단지 가운데 재건축조합이 설립된 곳이다.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단지는 7곳이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통과된 개포지구 재정비안은 지구를 정비할 수 있는 밑그림으로 보면 된다"며 "향후 절차는 다른 재건축 단지와 마찬가지로 진행되며 조합원이나 조합 등의 의사 결정이 얼마나 순조로운가에 따라 사업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층 대단지 속도 낼 듯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개포지구 내 32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단지는 9개다. 개포주공1단지와 일원 현대는 각각 2003년 1997년 재건축조합이 만들어졌다. 나머지 7개 단지는 조합 전 단계인 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재건축이 가시화된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세 가지다. 10층 이하의 저층에 세대 수가 많고 1980년대에 지어졌다는 점이다.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아파트 규모는 5040채로 32개 단지 중 가장 크다. 추진위가 만들어진 개포시영(1970채 · 5층)을 비롯 △개포주공2(1400채 · 5층) △개포주공3(1160채 · 5층) △개포주공4(2840채 · 5층) 등도 저층 대단지다. 110채 규모의 일원대우나 465채의 일원현대 등은 세대 수가 많지 않지만 모두 5층 높이의 저층이다. 개포럭키와 도곡개포한신은 각각 8,9층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저층일수록,대단지일수록 사업성이 좋다"며 "오래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 온 이들 단지는 이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사업 절차를 바로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포지구 내에서 유일하게 1990년대(1991년)에 완공된 우성9차는 재건축 대신 2008년 9월 리모델링조합을 만들어 절차를 밟고 있다.
◆중층은 집주인 결정이 재건축 변수
개포지구 32개 단지는 앞으로 재건축 사업 절차를 제각각 밟게 된다. 일반적인 재건축 추진 절차는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원회 및 조합 설립인가 △건축계획 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 · 철거 △착공 및 일반분양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가장 빠른 개포주공1단지가 이제야 재건축 절차의 두 번째에 와 있는 셈이다. 조합원 의견을 모아 사업을 진행해도 철거와 이주를 마치고 착공하려면 최소 1년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층 이상 중층은 조합원 동의를 받기 어려워 재건축 사업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힘들 것이란 진단도 있다. 15층 높이의 주공7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주공 1~4단지처럼 저층이면 재건축 기대가 높아 조합원 동의서도 받기 쉬운데 주공7단지는 사업성에 대한 판단이 집주인마다 달라 의견을 모으기 힘들다"며 "서울시가 이번에 지구단위계획을 내놨으니 어떤 식으로 결정이 이뤄질지 두고봐야 한다"고 전했다.
1000채 안팎의 대단지이면서도 10층 이상 중층인 개포지구 내 단지는 개포주공5단지를 비롯 △개포주공6 △개포주공7 △공무원8단지 △선경 △우성1 · 2차 △미도맨션 등이다. 아파트 시세도 재건축 사업성을 따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개포동 J공인 관계자는 "서울시의 결정으로 저층 단지는 호가가 높아지고 물건도 사라지고 있지만 고층 단지는 호가를 높게 부를 형편이 아니다"며 "저층단지가 재건축이 끝나 입주를 할 때 고층 단지는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