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신용등급 강등…구제금융 비용 700억유로 전망

[0730]구제금융 가능성이 높아진 포르투갈의 재정적자 위기가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포르투갈 의회가 정부의 긴축안을 부결한지 하루만에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이 전격 강등됐다.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은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비용이 700억∼750억유로(110조원∼1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피치도 포르투갈 등급하향블룸버그통신은 24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두단계 하향조정했다”고 보도했다.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앞으로 3∼6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전날 포르투갈 의회가 긴축안을 부결시키고,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가 사임하는 등 포르투갈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신용하락의 원인이 됐다.앞서 23일 포르투갈 의회는 포르투갈이 자력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긴축안을 전격 부결했다.이에 따라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실시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피치측은 “포르투갈 정치불안으로 정책 집행과 재정,금융 부문에 대한 위험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지난해 12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A+’로 하향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포르투갈에 강력한 긴축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피치에 앞서 무디스는 지난 15일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2단계 강등했다.현재 포르투갈의 국채 금리는 2년물,5년물,10년물 모두가 1999년 유로존 가입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700억유로 이상 구제금융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실무급 EU 관계자를 인용,“포르투갈에 제공될 구제금융액이 700억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EU관계자는 “현재 포르투갈 구제금융에 대한 사전조사 결과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비용이 500억∼700억유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월스트리트저널은 “EU 고위급 정치인들은 750억유로 정도 구제비용이 적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로이터통신,한델스블라트 등 다른 외신들도 구제금융 규모를 600억∼800억유로로 추산했다.대략 700억유로 이상 구제금융이 집행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지난해 EU와 국제통화기금(IMF)는 그리스에 대해 1100억유로,아일랜드에 8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시행한 바 있다.한편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도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시행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EU주요 정상들은 “포르투갈이 EU와 IMF에 조만간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지만,구제금융에 앞서 재정·금융개혁이 패키지로 병행돼야 한다는 게 EU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의장 겸 룩셈부르크 총리는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구제금융 규모는 750억유로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구제금융이 시행된다면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만큼 포르투갈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