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동판교는 대치동, 서판교는 청담동

판교신도시가 입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서울 강남을 닮아가고 있다.

2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2008년 말 집들이를 시작한 판교신도시는 전체 주택의 90% 이상이 입주를 마쳤다. 전세 · 매매가격은 이미 분당신도시를 뛰어 넘었다. '학군 지존'이라는 강남 특성이 그대로 옮겨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눈에 띄는 특징은 서판교와 동판교의 강남지역 닮은꼴이다.

서판교(운중 · 산운 · 대장동 일대)에는 고급주택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서울 청담동에 버금가는 고급주거지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월든힐스 산운아펠바움 등 고급 빌라들이 줄줄이 공급된 데 이어 올해 판교푸르지오하임 운중아펠바움 등 3곳의 고급타운하우스가 등장한다. 운중동 산운마을에는 분양가 80억원대의 단독주택도 개발되고 있다.

고급주거지로 자리잡으면서 수요자의 발길도 꾸준하다. 이달 초 완성된 운중아펠바움 견본주택에는 채당 분양가가 20억~30억원임에도 하루 평균 10여명이 찾는다고 분양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입주시기가 빠른 일부 단지에는 웃돈도 붙었다. 작년 11월 입주한 월든힐스 B5-1블록에는 1억~2억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입주민들 중에는 최고경영자 정치인 연예인 등이 많다는 전언이다. 운중 · 대장동 일대에는 구평회 E1 명예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거주하고 있다.

동판교는 강남 대치동을 연상케 하는 학군을 형성하고 있다. 혁신학교인 보평초교를 비롯해 백범초교 보평중 석운고 등이 문을 열면서 '혁신 학군'이란 별칭이 붙었다. 학군 이전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분양가를 뛰어 넘었다. 동판교 봇들마을 8단지 휴먼시아 전용면적 85㎡형 전셋값은 분양가 3억8000만원보다 높은 3억9000만~4억2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매매 호가는 분양가의 3배 수준인 10억500만~11억2500만원 선이다. 분당보다도 3.3㎡당 1000만원 이상 높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판교는 당초 강남권 주거수요 분산을 염두에 두고 계획된 신도시였던 만큼 앞으로 상업 · 업무 · 문화 · 행정 · 교통시설 등의 도시인프라가 갖춰지고 도시가 안정화되면 제2의 강남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