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주민들, 1박2일·무한도전 몰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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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칩 이용…DVD 대여도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매체 데일리NK는 25일 평양 · 신의주 소식통의 말을 인용,"평양 주민들이 강호동과 유재석이 나오는 '엑스맨','1박2일','무한도전' 등을 DVD판매점에서 빌려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DVD 한 장을 빌려보는 데 북한 돈 500원 정도인데 한국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등은 쌀 1㎏을 살 수 있는 2000원으로,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선풍적인 인기"라고 덧붙였다.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대도시와 국경지역 젊은이들은 한국드라마,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MP3나 노트북은 중국산이지만 한국 영화가 저장된 메모리칩을 이용해 시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을동화','겨울연가','야인시대' 같은 드라마가 비밀리에 인기를 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대북 단파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은 최근 평양을 다녀온 중국 관광객의 사진을 통해 미니스커트를 입은 외국여성 두 명이 평양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이 미니스커트에 대해 자본주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풍기문란 현상이라며 단속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올 1월부터는 그동안 금지됐던 귀걸이(피어싱) 착용도 허용됐다. 탈북자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김정은이 지난 1월 '건강에 좋은 귀걸이를 해도 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이 지난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릭 클랩턴 콘서트에 귀걸이를 하고 나타난 장면이 국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