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리비아 작전권 넘겨 받아…카다피 점점 궁지로

일부 외신 "카다피家 망명 타진"
카다피가 기로에 섰다. 분열 양상을 보였던 나토(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리비아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작전권을 행사하기로 전격 합의한 데다 미국 영국 등 연합군 차원의 별도 공습도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어서다. '결사항전'이냐 '망명'이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2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8개 회원국 대사급 회의 결과 비행금지구역 작전권을 우선 넘겨받은 후 곧 대(對)리비아 작전 총괄권도 이양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방국가의 카다피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카타르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와 수단 등 아랍권 국가의 리비아 제재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나토는 그동안 연합군의 작전권을 나토로 이관하는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를 반대해온 터키가 미국의 설득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1개국 연합군은 이날 나토 합의와는 별도로 전투기를 130차례나 출격시키는 등 6차 공습에 나서 카다피군을 압박했다. 연합군의 공습으로 카다피의 스커드 미사일 기지 등 트리폴리 방공망 수십 곳이 파괴됐다고 알자지라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리비아국영TV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100여명이 사망했다"고 비난했다. 연합군은 그러나 카다피군 탱크와 저격수 등의 미스라타 공격은 막지 못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즉각 정전을 요구한 안보리의 요구에 카다피가 응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며 "카다피군은 오히려 아즈다비야,미스라타,지탄 등에서 시민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외신들은 카다피 측근이 오스트리아와 영국 등의 비밀 채널을 통해 카다피 일행의 출국 안전 보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