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형 창의인재 키우는 '애니콜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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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 맡은 이기태 교수"정보기술(IT) 등 미래 첨단산업을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써 누구나 인정하는 명예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마지막 열정을 쏟겠습니다. "
연세대 국제캠퍼스(송도)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을 맡은 '애니콜 신화' 이기태 교수(63 · 글로벌융합학부 · 사진)의 취임 일성이다. 지난 23일 취임한 그는 "다양한 분야에 통섭(通涉)능력을 지니고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다빈치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오른 뒤 지난해 7월 연세대 정교수로 영입돼 연구소장까지 맡게 된 그는 "삼성을 떠난 뒤 후학을 가르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주어져 고맙게 생각한다"며 "융합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과 미래기술 개발로 중소기업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학사(인하대 전기공학과 졸) 출신으로 총장 수준의 최고 예우를 받는다. 연세대 역사에서 전무후문한 케이스다. 그가 맡은 연구소가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부에서 50억원,삼성전자 LG전자 LG 인천시에서 120억원 등 연간 170억원씩 10년간 총 1700억원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IT명품인재양성사업의 제1호 사업자로 연세대가 선정된 데 따른 혜택이다.
미래융합기술연구소는 유비쿼터스 등의 개념을 고안해 낸 미국 MIT 미디어랩을 모델로 한 '한국형 MIT미디어랩'1호다. 이 연구소는 올 1학기에 개설된 글로벌융합학부를 운영하면서 학생 교육은 물론 △U-헬스 △바이오 △나노 △지능형자동차 △환경인식센서 △문화예술콘텐츠 등 5개 첨단 IT융합기술의 연구 ·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소장은 "세계 최고의 글로벌 IT 인재를 만들어 세계적인 연구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학부 신입생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특별전형을 통해 주로 선발했다고 이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서울버스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 유주완 군과 고3때 과학올림피아 대상을 받은 조아진 양 등 학부생 16명(정원 20명)과 대학원생 22명(정원 30명) 등 38명이 특별전형 합격자"라고 밝혔다.
교수진도 전임교수 20명, 연구교수 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차세대 지상파 DTV 전송시스템을 개발한 안치득 교수 등 13명(전임 9명,연구교수 4명)에 불과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융합기술 연구와 실제 개발현장에서 활약한 많은 인사가 영입 대상이다. 이를 통해 교수 1명이 학생 1명을 책임 지도하는 프로젝트 중심의 1 대 1 도제식 교육체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1973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소장은 무선통신 분야의 선구자다. 휴대폰의 고품질 전략으로 삼성 애니콜을 세계적인 휴대폰으로 키운 주역이다. 4세대 이동통신인 '와이브로'를 개발해 '미스터 와이브로'로 통하기도 한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