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여성판사와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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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왓 위민 원트'는 남성우월주의자 닉 마셜이 여자 상사 달시 맥과이어와 함께 일하면서 달라지는 과정을 다룬다. 전기 충격으로 여성의 마음을 읽게 된 닉은 자신이 그간 여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닫는다. 덕분에 딸의 심정을 이해하고 여직원의 고충도 알게 된다.
영화는 해피엔딩이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남자들 틈에서 일하는 여자는 여자대로,여자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남자는 남자대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때문에 힘겹다. 여자는 권위주의적인데다 업무보다 사내외 정치에 따라 평가되는 현실에 절망하고,남자는 소통 방식이 다른 여자로 인해 불편하다. 남자들은 말한다. "남자는 싫은 일도 내색하지 않고 야단쳐도 그날로 끝인데,여자는 금세 감정을 드러내고 삐친다. 뒤끝도 길다. 야근이나 업무용 술자리처럼 힘든 일은 피하면서 툭하면 혼자 돋보이고 싶어한다. 이래저래 신경 쓰인다. "
할 말은 여자가 더 많다.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이다. 걸핏하면 술판을 벌이거나 음담패설을 늘어놓는다. 여자를 동료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몰려다닌다. 괜히 흘끔거리거나 툭툭 친다. "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법조계는 더하다. 올해 신임판사 81명 중 여자는 53명(65.4%),평균연령은 28.03세다. 2008~2010년엔 70%가 넘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이 '여성 배석판사들과 함께 근무하는 부장판사의 유의점'이란 매뉴얼을 내놨다고 한다. 내용은구체적이다. '야한 농담이나 이성 교제에 관한 질문을 삼가라,단둘이 있을 땐 문을 열어두라,회식을 다양화하라'등.남남(男男)끼리도 지키면 좋을 것들이지만 '식사 속도를 맞추라'에 이르면 "웬 시집살이?"하게 생겼다.
남녀는 다르다. 사고 체계만 해도 남자는 수직적,여자는 수평적이다. 직책도 남자는 받들어야 하는 걸로 알지만 여자는 편의상 매기는 정도로 여긴다. 여자는 모든 상황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반면 남자는 각자 알아서 하면 된다고 본다.
이런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사소한 일로도 삐걱거릴 수 있다. 남성 판사용 매뉴얼뿐만 아니라 여성 판사용 매뉴얼도 필요한 이유다. 전주혜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이런 고백도 있고. "부장판사와 연수원 교수가 돼 보니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궂은 일 하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갔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영화는 해피엔딩이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남자들 틈에서 일하는 여자는 여자대로,여자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남자는 남자대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때문에 힘겹다. 여자는 권위주의적인데다 업무보다 사내외 정치에 따라 평가되는 현실에 절망하고,남자는 소통 방식이 다른 여자로 인해 불편하다. 남자들은 말한다. "남자는 싫은 일도 내색하지 않고 야단쳐도 그날로 끝인데,여자는 금세 감정을 드러내고 삐친다. 뒤끝도 길다. 야근이나 업무용 술자리처럼 힘든 일은 피하면서 툭하면 혼자 돋보이고 싶어한다. 이래저래 신경 쓰인다. "
할 말은 여자가 더 많다.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이다. 걸핏하면 술판을 벌이거나 음담패설을 늘어놓는다. 여자를 동료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몰려다닌다. 괜히 흘끔거리거나 툭툭 친다. "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법조계는 더하다. 올해 신임판사 81명 중 여자는 53명(65.4%),평균연령은 28.03세다. 2008~2010년엔 70%가 넘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이 '여성 배석판사들과 함께 근무하는 부장판사의 유의점'이란 매뉴얼을 내놨다고 한다. 내용은구체적이다. '야한 농담이나 이성 교제에 관한 질문을 삼가라,단둘이 있을 땐 문을 열어두라,회식을 다양화하라'등.남남(男男)끼리도 지키면 좋을 것들이지만 '식사 속도를 맞추라'에 이르면 "웬 시집살이?"하게 생겼다.
남녀는 다르다. 사고 체계만 해도 남자는 수직적,여자는 수평적이다. 직책도 남자는 받들어야 하는 걸로 알지만 여자는 편의상 매기는 정도로 여긴다. 여자는 모든 상황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반면 남자는 각자 알아서 하면 된다고 본다.
이런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사소한 일로도 삐걱거릴 수 있다. 남성 판사용 매뉴얼뿐만 아니라 여성 판사용 매뉴얼도 필요한 이유다. 전주혜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이런 고백도 있고. "부장판사와 연수원 교수가 돼 보니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궂은 일 하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갔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