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골프] 골프가 내 몸을 망친다?…"장타 욕심 버리고 골프카서 내려야"
입력
수정
日 골프닥터 사이토 마사시의 '건강골프'
사람들은 골프를 통해 무엇을 얻을까. 친목,즐거움,경쟁심,성취감….그 무엇보다 건강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좋은 공기 마시고,잔디 위를 걸으면 건강이 절로 좋아질 것 같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건강을 위해 하는 골프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다반사다. 골프 하다가 부상한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일본의 골프닥터 사이토 마사시는 아예 '골프가 내 몸을 망친다'는 책까지 냈다. 사이토는 미국골프재단에서 골프를 배운 '아마추어 고수'이자 영상의학 전문의,안티에이징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골프만큼 몸에 나쁜 스포츠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사이토가 주장한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골프건강 상식,건강하고 오랫동안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길을 알아본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떤 것이 득이 되고,어떤 것이 독이 되는 골프인지 잘 모른다. 특히 독이 되는 골프에 대해서는 90%가 모른다.
사이토는 '몸을 망치는 골프'를 하는 타입으로 일곱 가지를 들었다. △골프 전날 밤늦도록 술을 마신다 △새벽에 일어나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직접 장거리 운전을 한다 △숙취가 있는 상태에서 아침식사까지 거른 채 라운드를 한다 △준비운동 없이 드라이버샷을 날린 후 곧바로 골프카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스윙하거나 볼을 주울 때 허리가 삐끗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다음 홀로 이동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늘 같은 패턴으로 라운드한다 △라운드 중 목이 마르면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푼다.
저자는 "운동 종목별 돌연사 빈도는 달리기 26%,수영 21%,골프 13%"라며 "특히 남녀 비율 8 대 1로 남자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주의를 환기한다. 골프는 별것 아닌 운동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골프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골퍼들은 장타를 선호한다. 그러나 그런 '슈퍼 샷'의 환상은 심각한 부상을 부를 수 있다. 골프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누구라도 슈퍼 샷을 우연히 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들만 칠 법한 타구를 운이 좋으면 아마추어도 칠 수 있는 것이 바로 골프다. 그러나 바로 그 슈퍼 샷을 친 순간부터 골프는 골치 아파진다. 마약 같은 쾌감에 빠지기 때문이다. 결국 날리는 데 집중하는 골프가 되어 몸을 망치고 만다.
아마추어들이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흉내내서는 안 된다. 우즈는 거의 날마다 8㎞를 뛰고 100㎏이 넘는 바벨로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그 정도의 훈련이 뒷받침된다면 모를까,풀스윙을 지탱할 만한 토대가 없는 상태에서 클럽을 힘껏 휘두르면 몸 어딘가에 이상이 온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골프를 한다면서 골프카를 타는 것도 거꾸로 가는 길이다. 나이가 들수록 골프카를 타고 싶어하는 것이 골퍼들 심리다. 인간의 근육은 하체부터 쇠약해지므로 나이 먹을수록 걷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그러나 골프라는 스포츠에서 건강과 '안티에이징'을 위한 핵심은 바로 걷기에 있다. 18홀을 걸어서 플레이하는 것은 45분~1시간의 피트니스 운동량과 비슷하다. 몸에 좋은 골프를 위해 중요한 것은 성장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일이다. 성장호르몬을 분비시키려면 하루 한 번 체온을 섭씨 1도씩 올리는 생활을 일상화해야 한다. 홀에서 홀로 이동할 때가 체온을 1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는 곧 골프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갔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