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빅뱅'에 IT인력 씨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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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부르는 게 값"…신생기업은 채용 포기A사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4명 채용에 나섰으나 6개월째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 B사는 이동통신 업체로부터 프로젝트를 따냈으나 개발자들이 다른 회사로 떠나는 바람에 사장이 직접 개발하고 있다. C사는 프로젝트 매니저(PM)를 구하지 못해 모바일게임 개발 일정이 줄줄이 늦어지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구인난이 심각하다 못해 거의 살인적인 수준이다. "사람이 없어 일을 못하겠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장들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 "사람 좀 구해 달라"고 하소연한다. 가장 많이 찾는 2~5년차 엔지니어에 대해서는 "씨가 말랐다"는 말까지 나온다. 몸값도 많이 올랐다. 3년차 안팎의 개발자는 "부르는 게 값"이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낸 경험이 있는 PM을 데려오려면 기본 연봉과 성공 인센티브를 더한 총 임금을 미리 보장해야 한다. 연봉을 30~40% 올려주기도 하고 스톡옵션을 주기도 한다.
인력난의 진원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다. 아이폰 도입 후 1년 만에 스마트폰 사용자 1000만명 시대가 열리는 급격한 변화로 관련 분야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차적으로 삼성 LG 등이 스마트폰 개발에 투입할 개발자들을 모집했고,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쇄적으로 경력직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 "10년 만에 최고"라고 할 만큼 정보기술(IT) 창업이 활발한 것도 원인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달리는 게 문제다. 아이폰 도입이 2년 반이나 늦어진 바람에 모바일 분야 인력이 충분히 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가 폭발했다. 조금이라도 모바일 개발 경력이 있으면 여기저기서 데려가는 통에 웹 개발자를 모바일 분야에 투입하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웹 개발자까지 부족해지는 등 그 영향이 IT산업 전반으로 퍼졌다. 신생 기업들은 경력직 채용을 포기하고 대졸 신입사원을 뽑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컴퓨터공학과 등 관련 분야 졸업생 상당수가 개발직군을 기피,전공과 무관한 분야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