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發 IT 인력난] MT까지 따라가 인재 영입작전

● CJ E&M의 '프리 리크루팅'

개강파티 후원·회사 초청까지
'씨가 말랐으면 지금부터라도 씨를 뿌리자.'CJ E&M 게임부문은 인재 채용 전략을 이렇게 바꿨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에는 CJ E&M이 있다'는 인상을 각인시키기로 했다. 이른바 '프리 리크루팅'이다. 학생들과 접촉해 회사를 알리고 있다. 계약만 안 할 뿐 입도선매(立稻先賣)나 다름없다.

프리 리크루팅 전략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개강총회 지원이다. 대학 컴퓨터공학과 전자계산학과 전자공학과 등의 개강총회가 열리는 날엔 먹을거리나 회식비를 대준다. 총회 날 저녁에는 해당 학교 출신 임직원들을 회식 자리에 보내 후배들과 게임 개발에 관해 얘기하게 한다. 올해는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건국대 등 7개 대학에서 개강총회를 지원했다. 회사 임원이나 스타 개발자를 보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경우도 많다. 이달 중순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개강 야유회(MT) 때는 야구 게임 '마구마구' 개발자로 유명한 김홍규 애니파크(게임 개발 자회사) 대표가 포천까지 따라갔다. 이달 초 서강대 개강총회 때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성운재 상무가 강연했다.

대학생 야유회 때는 개강총회 때와 마찬가지로 막걸리 등 먹을거리를 대주거나 비용을 지원해준다. 지난 주말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야유회 때는 비용 지원만 했다. 그 대신 조만간 회사 임원이 학교로 찾아가 게임에 관한 강연을 하기로 했다.

교수들도 만나 회사를 알리고 정보를 교환한다. 찾아가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을 회사로 초청하기도 한다. 게임 개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게임 서버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와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매주 한두 차례 학생들을 회사로 초청해 게임 개발을 지도해줄 계획이다. CJ E&M이 프리 리크루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일등 회사가 되려면 일등 인재가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사지원실장인 송재화 이사는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를 공부한 학생들이 전공과 무관한 분야로 진로를 바꾸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며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길게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