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發 IT 인력난] 뿌리 깊은 이공계 기피현상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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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인력난 원인은정보기술(IT) 인력난은 이공계 기피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1990년대 말 'IT 거품'이 꺼지고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망하면서 많은 인력이 현장을 떠났다. 그런데도 인력이 넘쳐 엔지니어 처우는 계속 나빠졌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기피 대상이 됐다.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과 등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애를 먹었다. 지난해 서울대 전기공학부 · 컴퓨터공학부 1학년 215명 중 컴퓨터공학과를 택한 학생은 20여명에 불과했다. 재학 중 고시를 준비하거나 전공을 바꾸는 학생도 적지 않다. 올해도 4년제 대학 컴퓨터공학과 합격생이 전문대 자동차공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6,7년 계속되다 보니 IT 인력 수요가 폭발하는 지금 "신규 인력 공급이 끊겼다"는 말이 나온다. 소프트웨어 전공자 자체가 적은 데다 전공과 무관한 직장을 택하는 졸업생이 많으니 기업에서는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 공백을 "문사철"로 불리는 인문계 학생들이 메우고 있다. 컴퓨터 학원 몇 달 다닌 실력으로 IT 기업에 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말 아이폰이 들어온 후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장흥순 서강대 교수(전자공학과)는 "대학원생 창업 강좌에 대학생들이 몰려와 청강하고 있다"며 "이공계 신입생 이탈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