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캘퍼 '잠적'에 ELW시장 '한산'

거래대금 사흘째 1조 밑돌아
최근 검찰 수사의 타깃이 된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침묵에 들어갔다.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큰손(스캘퍼)'들이 검찰 칼날을 피해 몸을 사리면서 하루 거래대금은 올 들어 최저치로 급감했다. 반면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거워 올 들어 7300여명의 투자자들이 의무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ELW 거래대금은 9167억원으로 사흘째 1조원을 밑돌았다. 10개 증권사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난 23일 거래대금(1조4212억원)에 비해 35.5% 줄어든 수준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조679억원에 달했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5개월여 만에 절반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A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9월20일 ELW 거래대금이 1조원을 밑돈 적이 있지만 당시는 추석 연휴였다"며 "이번 검찰수사의 충격파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ELW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몰린 스캘퍼들이 잠적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B증권사 파생담당 임원은 "스캘퍼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일부 중소형 증권사 계좌에서 거래가 위축됐다"며 "해당 영업조직은 고심하겠지만 유동성공급자(LP)들은 스캘퍼와 대적할 기회가 줄어 한숨을 돌렸다"고 전했다.

초단타 매매자를 뜻하는 스캘퍼는 ELW시장에서 하루 수백번 이상 거금을 매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주문속도 개선 등 특혜를 베푼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공정거래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스캘퍼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래기록을 확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