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2011 한국의 신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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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시즌이 끝났다. 회사마다 새로 선임된 임원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다. 소위 '별'을 단 신임 임원들은 이제 어디가도 번듯한 명함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평균적으로 25년 이상 한 회사에서 땀을 흘린 결과로 얻는 승리다.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경영진이 됐으면 각오부터 달라야 한다. 더군다나 21세기 들어서도 이미 1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11년이다.
우선 주위를 잘 둘러보라.이번 인사에서 '물먹은'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그들이 당신과 같은 '강적'에게 밀려 승진하지 못했고,그래서 풀죽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속을 어찌 알겠냐만 그들은 대부분 '박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정권'에서는 코드가 안 맞아 밀려났으니 조용히 훗날을 도모하겠다고 이미 자위한 상태다. 그러니 당신을 보는 눈이 예전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실패하기만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임원이야말로 언제든 작별 인사를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이다. 남들이 농담처럼 말하는 대로 임원은 '임시직원'의 준말이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철저히 성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긴장만 해서도 안된다. 저성장 시대,위기의 시대로 요약되는 21세기는 하던 일을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게 절대 아니다. 위기 상황을 두려워해 피할 것이 아니라 기회요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174년째 장수기업으로 존속해온 P&G의 로버트 맥도날드 회장의 말을 명심하라."P&G는 위기 때마다 혁신을 배가했다. 과거대로 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기회요인은 어떻게 찾는가. 당연히 돌아다녀야 한다. 특히 임원쯤 되면 어떤 자리든 '나타나 주는' 것만으로도 네트워킹이 되는 이점이 있다. 이왕이면 다른 회사,이(異)업종 사람과 만나야 새로운 기회를 많이 찾아낼 수 있다. 임원이 되면 회사 지원금을 받아 조찬모임이나 최고경영자 과정을 다닐 수 있다.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실행력이다. 예전에는 임원이라고 하면 당연히 뒷전에서 결재만 할 수도 있었다. 지금도 그런가. 스티브 잡스를 보라.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 고객 앞에 직접 나선다. 그것 자체가 큰 이벤트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인사말 쓰게 하고 그것을 읽고 끝낼 생각은 아예 버려라.직접 나서면 '오버'아닌가 하는 생각은 이제 접어라.리더십도 이제부터는 정말 신경써야 할 덕목이다. 회사 사회에서의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일과 관련돼 있다. 일에 관해 정통하면 성격 등의 문제는 오히려 작은 것이 되지만,아무리 다른 리더십 덕목이 뛰어나도 일의 요체를 파악하지 못하면 존경받을 수 없다.
마지막 한 가지.나이를 잊어야 한다. 고령화 사회인 요즘은 자기 나이에 0.7을 곱한 나이가 실제 인정받는 나이요,건강 나이다. 50이면 35살이라고 느끼면 된다. 아직 젊고 젊다는 얘기다. 젊은 세월을 정치로 보낼 수 있나. 다시 신입사원의 자세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뛰어야 한다. 기업이 중심이 되는 시대,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기업 리더들이 놀라운 성과를 올리는 길뿐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중추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한국의 신임 임원, 당신의 멋진 출사표를 기대한다. 당신은 한국의 경영자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원장 yskwon@hankyung.com
우선 주위를 잘 둘러보라.이번 인사에서 '물먹은'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그들이 당신과 같은 '강적'에게 밀려 승진하지 못했고,그래서 풀죽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속을 어찌 알겠냐만 그들은 대부분 '박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정권'에서는 코드가 안 맞아 밀려났으니 조용히 훗날을 도모하겠다고 이미 자위한 상태다. 그러니 당신을 보는 눈이 예전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실패하기만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임원이야말로 언제든 작별 인사를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이다. 남들이 농담처럼 말하는 대로 임원은 '임시직원'의 준말이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철저히 성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긴장만 해서도 안된다. 저성장 시대,위기의 시대로 요약되는 21세기는 하던 일을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게 절대 아니다. 위기 상황을 두려워해 피할 것이 아니라 기회요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174년째 장수기업으로 존속해온 P&G의 로버트 맥도날드 회장의 말을 명심하라."P&G는 위기 때마다 혁신을 배가했다. 과거대로 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기회요인은 어떻게 찾는가. 당연히 돌아다녀야 한다. 특히 임원쯤 되면 어떤 자리든 '나타나 주는' 것만으로도 네트워킹이 되는 이점이 있다. 이왕이면 다른 회사,이(異)업종 사람과 만나야 새로운 기회를 많이 찾아낼 수 있다. 임원이 되면 회사 지원금을 받아 조찬모임이나 최고경영자 과정을 다닐 수 있다.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실행력이다. 예전에는 임원이라고 하면 당연히 뒷전에서 결재만 할 수도 있었다. 지금도 그런가. 스티브 잡스를 보라.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 고객 앞에 직접 나선다. 그것 자체가 큰 이벤트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인사말 쓰게 하고 그것을 읽고 끝낼 생각은 아예 버려라.직접 나서면 '오버'아닌가 하는 생각은 이제 접어라.리더십도 이제부터는 정말 신경써야 할 덕목이다. 회사 사회에서의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일과 관련돼 있다. 일에 관해 정통하면 성격 등의 문제는 오히려 작은 것이 되지만,아무리 다른 리더십 덕목이 뛰어나도 일의 요체를 파악하지 못하면 존경받을 수 없다.
마지막 한 가지.나이를 잊어야 한다. 고령화 사회인 요즘은 자기 나이에 0.7을 곱한 나이가 실제 인정받는 나이요,건강 나이다. 50이면 35살이라고 느끼면 된다. 아직 젊고 젊다는 얘기다. 젊은 세월을 정치로 보낼 수 있나. 다시 신입사원의 자세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뛰어야 한다. 기업이 중심이 되는 시대,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기업 리더들이 놀라운 성과를 올리는 길뿐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중추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한국의 신임 임원, 당신의 멋진 출사표를 기대한다. 당신은 한국의 경영자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