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 "'영구읍~다' 영어로 표현 못해 아쉬워"

美서 ‘라스트…’ 개봉
"웃음 코드가 달라 대사를 영어로 표현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

영화 '라스트 갓파더'의 미국 개봉(4월1일)을 앞두고 29일(현지 시간) 뉴욕을 찾은 심형래 감독(53 · 영구아트 대표 · 사진)은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구 읍~다'와 같은 말을 영어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구 이즈 낫 히어(Young-gu is not here)'라고 해봤자 리듬도 안 맞고 그런 말에 웃을 리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 혹은 미술과 달리 코미디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가 그만큼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출은 물론 주인공역(영구)까지 맡아 특유의 바보 연기를 선보인 심 감독이 미국인 배우들과 작품을 만들면서 두 나라 간 웃음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억지로 웃게 하기 위한 지저분한 화장실 코미디는 배제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래도 미국 상영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만큼 많은 미국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심 감독은 "미국 시장에서 영화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영화를 만드는 것보다 (배급사를 확보하는 등의)비즈니스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지난해 12월에 상영된 '라스트 갓파더'의 미국 진출이 늦어진 것도 배급사를 구하기가 여의치 않아서였다는 것이다. 그는 13개 대도시의 50여개 극장에서 상영에 들어간 뒤 관객들 반응을 봐가며 상영관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라스트 갓파더'의 북미 배급과 마케팅은 미국 내 유력 투자 · 배급사인 라이온스게이트의 계열사인 로드사이드 어트랙션사가 맡았다. 작품 계획에 대해선 "현재 '디워2'를 만들려고 협의 중"이라며 "디워2에서는 출연은 하지 않고 기획업무만 맡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