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북3성 최악 가뭄…올봄 '슈퍼 황사' 온다
입력
수정
저기압ㆍ북서풍 불면 횟수 잦고 농도 짙을 듯올봄 우리나라에 '슈퍼 황사'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 지역에서 100년 만의 대가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뭄으로 말라버린 평원과 사막에서 발생한 바람이 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높은 농도의 미세물질을 함유한 슈퍼 황사가 전국을 뒤덮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다.
올해 주의보 최소 8회 넘을 듯…10년 만에 최다
◆"'독한 황사'의 조건 이미 갖췄다"기상청 관계자는 30일 "(중국 북부 가뭄으로) 한반도에 독한 황사(슈퍼 황사)가 밀려올 첫 번째 조건은 이미 갖춰졌다"며 "바람이 한반도로 향할 경우 예년보다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예년보다 농도 짙은 '슈퍼 황사'가 찾아오기 위해선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중국 동북부 지방이 극심한 가뭄을 겪는 경우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 발원지는 고비사막 및 동북 3성이다. 동북 3성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가장 많은 피해를 유발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역의 지난 1~2월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동북부 지역에 저기압이 발달해야 하는 것도 또 다른 조건이다. 저기압으로 인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 기류가 모래 먼지를 상공에 띄우기 때문이다. 마지막 조건으로는 황사 발원지에서 북서풍이 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상공으로 솟아오른 황사가 서해를 건너 한반도로 밀려온다. 민간 기상업체인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2002년 중국 북부 지역에 가뭄이 찾아왔을 때 한국에 독한 황사가 여러 차례 밀려왔었다"며 "올해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갖춰져 독한 황사가 찾아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정부도 "올봄 중국 북부지역에서 100년 만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 초대형 황사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상청 기술로는 예측 불가능
기상청에 따르면 황사는 미세물질 농도에 따라 '옅은 황사''짙은 황사''매우 짙은 황사'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짙은 황사는 황사주의보가 발령되는 기준으로,미세물질이 ㎥당 400~800㎍이 포함돼 있다. 매우 짙은 황사는 ㎥당 800㎍ 이상의 미세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황사경보가 발령되는 기준이다. 반 센터장은 "올해는 짙은 황사인 황사주의보가 내려지는 일수가 예년에 비해 많은 최소 8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10년래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엔 황사주의보 1일,황사경보 2일이 내려진 바 있다.
황사 농도뿐 아니라 황사 일수도 예년에 비해 늘어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황사 일수가 평년과 비슷한 5.1일 수준일 것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정확한 황사 일수 예측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성균 기상청 기후정책과장은 "대기 불안정과 바람의 방향 형성은 보통 황사 발생 이틀 전에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 기상청이 올해 예상한 5.1일의 황사 일수는 틀릴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올해 황사 일수는 기상청 예측을 훨씬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양병훈 기자 kkm1026@hankyung.com